“아버지가 더욱 그리워지는 날입니다. 어떤 힘든 순간도 이겨내겠습니다.”
롯데그룹이 오는 19일 고(故) 신격호 명예회장 타계 1주기를 맞아 온라인 추모 공간을 마련했다. 22일까지 닷새간 계속되는 온라인 추모관에는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을 비롯해 임직원들이 들러 신 명예회장을 추모했다. 신 회장은 18일 서울 잠실 롯데월드타워에 마련된 추모 공간을 찾아 헌화했다. 신 회장은 온라인 추모관에 “아버지는 조국에 대한 깊은 사랑을 가지고 끊임없는 도전과 남다른 열정으로 사회와 국가에 기여하고 싶어 하셨다”며 “어려움이 있을 때 가장 먼저 필요한 것은 그것을 극복해 나가겠다는 굳은 의지라는 말씀을 떠올리며 어떤 힘든 순간도 이겨내겠다”고 적었다.
신 명예회장은 만 20세, 일제 강점기던 1942년 단돈 83엔을 들고 일본으로 건너가 고학을 하며 맨땅에서부터 지금의 롯데그룹을 일궜다. 문학적 감수성이 남달랐던 청년 신격호는 독일 대문호 괴테의 소설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여주인공 ‘샤롯데’의 이름을 따 그룹 이름을 만들었다. 1970~80년 산업화 시기 유통·식품·관광·석유화학 사업발전에 기여하며 사업보국을 몸소 실천했다.
10분 분량의 추모 영상에는 생전 신 명예회장 활발했던 경영 활동 모습이 담겼다. 울산 울주군 고향 집 내부 모습이 처음 공개됐다. 가죽이 닳아 너덜해진 신발과 수 십 년은 썼을 법한 낡은 선풍기 등 평소 소탈했던 신 명예회장의 성품이 고스란히 드러났다. 신 명예회장은 댐 건설로 수몰된 고향을 떠올리며 옛 고향 사람들을 초대해 매년 마을 잔치도 열었다. 신 회장은 “오늘은 아버지가 더욱 그리워지는 날”이라며 “아버지의 빈 자리가 이렇게 크다는 것을 다시 깨달았다”고 부친을 떠올렸다. 이어 “아버지와 같은 시대를 살 수 있어서 영광이었고 그 가르침을 깊이 새기겠다”고 말했다.
신 명예회장의 장녀인 신영자 전 롯데복지재단 이사장은 추모 영상에서 “어린 시절 낯선 타국에서 힘들게 사업을 하시면서도 늘 고국과 고향을 생각하고 그리워하셨다”며 “그런 마음이 롯데라는 그룹을 일구고 한국 경제에 이바지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됐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