빚투가 사상 최대 수준에 이른 상황에서 증시가 널뛰기를 이어가자 반대매매가 급증하고 있다. 상황이 심각해질 경우 증시 하락 가속화의 뇌관이 될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8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14일 위탁매매 미수금 대비 실제 반대매매 된 금액은 387억원으로 지난 2008년 10월 27일 429억원 이후 12년여만의 사상 최대치다.
반대매매란 주식을 빌린 투자자가 만기까지 대출금을 갚지 못하거나 빌린 돈으로 산 주식의 담보가치가 일정 비율 이하로 떨어지게 되면 증권사가 대출자의 의사와 상관없이 강제로 주식을 처분하는 것을 의미한다.
특히 강제 처분 때 전일 종가의 하한가로 수량을 산정한 후 장 개장 전 동시호가로 팔아버리기 때문에 반대매매를 당한 당사자에게 큰 손실을 입힐 뿐만 아니라 물량이 클 경우 해당 종목의 주가(시초가 형성)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친다.
특히 최근 증시 상승장에 빚투가 급증하며 증권사에서 빌린 돈을 뜻하는 신용융자 잔고가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지난 14일 신용융자잔고는 21조 2,862억원이다. 전문가들은 그간 꾸준히 증시 변동성이 확대될 경우 과도한 빚투 규모 증시 급락의 뇌관이 될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해왔다.
이 같은 상황에서 지난주 최대 170포인트를 오갈 정도로 증시의 변동성이 갑자기 커진데다가 코스피가 지난 15일에 이어 18일에도 2% 이상 하락하며 코스피가 한주 새 8% 가까이 빠진 최근 장세가 12년 만의 사상 최대 반대매매로 이어진 것으로 풀이된다 .
특히 최근 증시 상승 피로감으로 증시 단기 조정에 대한 우려가 확대되고 있어 반대 매매 공포도 커지고 있다.
서상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한주간 한국 증시는 개별 기업들의 실적 발표 및 글로벌 주요국 경제지표결과에 따라 등락이 예상된다”며 “특히 부진한 미국의 실물 경제지표를 감안 차익 실현 매물 출회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전망되며 독일과 프랑스, 중국 등의 봉쇄 조치 발표는 이러한 매물 출회 욕구를 확산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증권가에서는 현재 신용융자 및 증시 밸류에이션이
우려하지 않아도 될 정도의 수준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노근창 현대차증권 리서치센터센터장은 “시가총액 대비 고객예탁금은 지난 4월 역사적 고점(3.7%)을 기록한 이후 현재 2.9% 수준이며, 코스피의 신용 잔고도 시가총액과 비교하면 지난 10월을 고점(0.55%)에서 0.51%까지 하락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김다미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빚을 내 주식 투자를 하는 개인 투자자 급증 우려는 과거에 비해 제한적”이라며 “과거 신용융자가 급증한 2007년 7월 신용융자잔고 규모는 당해 2월 신용거래 활성화 제도 도입으로 5개월 만에 14배 급증해 주가 급변동에 따른 반대매매 리스크가 높았지만, 현재 신용잔고는 사상 최고치인 19조원을 돌파했으나 시가총액 대비 안정적인 흐름을 이어가고 있으며, 개인 주식 신용 매수 비중도 증권사의 엄격한 리스크 관리로 금융위기 이후 평균 수준(11%대)을 하회한다”고 진단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