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간) 취임하면서 역대 최고령 미국 대통령으로 기록됐다. 1942년 11월 20일 태어난 바이든 당선인은 이날 낮 12시 만 78세로 대통령 임기를 개시했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역대 첫 취임 시점 기준 최고령은 이날 퇴임하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었다. 그는 2017년 1월 취임 때 만 70세였다.
그 이전에는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으로, 1981년 첫 임기 개시 때 69세였다. 레이건 전 대통령은 재선에도 성공했다.
레이건은 퇴임 시 최고령 대통령 기록을 갖고 있다. 그가 재선을 마치고 1989년 퇴임할 때 나이는 77세였다. 바이든이 재선에 도전할지 여부는 미정이지만, 첫 임기를 마친 시점에는 82세로 레이건 대통령의 최고령 퇴임 기록을 이미 넘어선다.
1841년 68세 나이로 취임한 윌리엄 헨리 해리슨 대통령은 바이든, 트럼프, 레이건 다음으로 나이가 많은 대통령이다. 그러나 그는 감기가 폐렴으로 이어지면서 불과 취임 32일 만에 사망했다. 미 역사상 최단기간 대통령직을 지낸 이로 기록돼 있다.
반대로 역대 최연소 대통령은 시어도어 루스벨트다. 그는 부통령을 지내던 1901년 9월 윌리엄 매킨리 대통령의 암살로 대통령직에 올랐는데, 당시 42세의 나이였다. 그 다음으로는 1961년 취임한 존 F. 케네디 대통령이다. 당시 그의 나이는 43세였지만, 1963년 암살됐다.
1867년 율리시스 그랜트(46세), 1993년 빌 클린턴(46세), 2009년 버락 오바마(47세) 대통령도 40대의 젊은 나이에 취임한 이들이다.
NYT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전인 2011년 조사 때 역대 대통령의 취임식 당시 평균 연령은 55세였다. 아버지와 아들 모두 대통령을 맡은 사례는 2번 있었다. 존 애덤스 대통령이 1797년 61세 나이로 미국의 2대 대통령에 취임했고, 아들 존 퀸시 애덤스는 1825년 57세로 6대 대통령이 됐다.
또 조지 H. W. 부시 대통령이 1989년 64세, 장남인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2001년 54세 나이로 대통령에 올랐다.
미국 헌법에 따르면 대통령이 되려면 미국에서 태어난 시민권자로서, 14년 이상 미국에서 거주하고 35세 이상이어야 한다. 1942년생인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의 ‘침묵세대’(silent generation) 최초의 대통령이기도 하다. 침묵세대란 1928년과 1945년 사이에 태어난 미국인을 일컫는 말로, 1930년대 경제 대공황기과 맞물려 우울하고 어려운 시기에 청소년기를 보낸 이들을 뜻한다. 이들은 적성보다는 현재의 안정성을 중시하는 특성을 갖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또 1960년대 미국의 민권운동을 이끈 지도부를 구성했지만, 대체로 체제에 순응하는 성향 탓에 ‘침묵하는 다수’(silent majority)를 대표하는 세대이기도 하다. 미국에서 한국전쟁에 참전한 미군도 대부분 이 세대다.
미국에서 2차 세계대전이 끝난 1945년 이전에 태어난 이가 대통령에 오른 것은 1993년 빌 클린턴 대통령 이후 처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