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형돈과 데프콘 없는 ‘주간아이돌’이 이대로 계속 갈 수 있을까.
지난해 2월 새 단장한 MBC 에브리원 예능 ‘주간 아이돌’이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MC교체, 추억의 프로그램 재구성 등 다양한 시도를 해왔으나 형식만 변했을 뿐 콘텐츠가 주는 신선한 즐거움을 이끌어내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늘고 있다.
문제는 ‘주간 아이돌’의 간판이었던 정형돈과 데프콘의 하차로부터 비롯됐다. 정형돈과 데프콘의 호흡이 유독 좋은 것도 있었지만, ‘형돈이와 대준이’의 음악적 교집합도 상당했다. 이들은 나이 차이에도 불구하고 아이돌을 잘 이해하고 그들이 바라는 것을 먼저 파악해 연출하는 센스가 좋았다. 여느 프로그램이 팀을 대표하는 한 두 명을 집중시킨다면 정형돈과 데프콘은 숨겨진 캐릭터를 발굴해 장점을 살리는 능력이 탁월했다.
정형돈과 데프콘의 하차 후 ‘주간 아이돌’은 다른 MC를 발탁했으나, 아직까지도 이들의 빈 자리를 채우지 못하고 있다. 유세윤, 이상민에게는 ‘아이돌을 거의 모르는 느낌’이라는 혹평이 나오기도 했고, 김신영이 고군분투 했으나 역부족이었다. 새로 광희와 은혁이 투입됐으나 반응은 여전히 미지근하다.
MC의 문제 외에도 참신한 코너의 부재도 인기 저하에 큰 몫을 담당한다. ‘주간아이돌’은 여느 프로그램에서 볼 수 없었던 아이돌의 끼와 새로운 이슈를 전해주는 채널의 역할을 톡톡히 해왔다. 그러나 프로그램 포맷에 대한 변화 없이 랜덤 플레이 댄스, 고요 속의 외침 등 한참이나 된 코너를 계속 이어가는 것은 하루하루 다른 변화의 흐름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계속되는 위기에 봉착한 ‘주간 아이돌’은 아이돌을 ‘파헤치는’ 프로그램답게 스타들에 대해 자세히 소개하고 새로운·색다른 모습을 보여주는데 집중해야 한다.
유튜브 채널 ‘문명특급’이 대표적인 예다. ‘문명특급’은 MC가 팬의 마음을 대변하듯 ‘팬이어야만 알 수 있는’ 질문을 미리 준비해 재치 있는 진행을 이어간다. 무대 의상의 콘셉트, 짤의 탄생 배경, 댓글 주접 등 출연진의 정보를 아주 자세하게 조사하고 협의해야 하는 내용인 만큼 대중은 물론 팬들의 관점에서도 신선하다는 평을 받고 있다.
2011년부터 꾸준히 방송되고 있는 ‘주간아이돌’은 원조 아이돌 전문 프로그램이다. 오랜 기간을 자랑하지만, 주 목적에 맞게 변화하는 트렌드를 파악하고 빠르게 대입시켜야 살아남을 수 있다. SNS와 유튜브 콘텐츠들의 정보가 방대해지고 질이 향상되면서 팬들은 이제 TV로 얻을 수 있는 스타들의 이야기 그 이상을 바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