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변시 유출 문제 '전원 만점' 방침에…응시생들 "차라리 재시험 본다"

"오히려 공정성 해쳐" 불만

변호사들도 "변별력 하락"

제10회 변호사 시험이 실시된 지난 5일 응시생들이 고사장인 서울 서대문구 이화여대 이화·포스코관으로 들어가며 응시표와 문진표 등 서류를 준비하고 있다. /연합뉴스제10회 변호사 시험이 실시된 지난 5일 응시생들이 고사장인 서울 서대문구 이화여대 이화·포스코관으로 들어가며 응시표와 문진표 등 서류를 준비하고 있다. /연합뉴스




유출 논란이 일었던 제10회 변호사 시험 문항에 대해 법무부가 '전원 만점 처리' 방침을 밝히자 응시생들의 불만이 터져나오고 있다. 응시생들은 법무부의 이 같은 대응이 오히려 공정성을 해친다는 입장이다.



21일 법조계에 따르면 법무부는 전날 사전 유출 의혹이 불거진 이번 변시 공법 기록형 문제 가운데 '행정법 기록형' 문제에 대해 전원 만점 처리하겠다고 밝혔다. 이 문항은 공법 기록형 2개 문항 중 2번 문항으로 배점은 50점이다. 이번 조치에 대해 법무부가 내놓은 사유는 "응시자 간 형평성과 시험의 공정성 확보"였다.

이에 대해 일부 응시생은 두 문항 중 한 문항에 대해서만 만점 처리를 하는 것은 공정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한 응시생은 "응시생들은 공법 기록형 두 문제를 한 타임 내에 풀어야 한다"며 "두 문제가 서로 연관돼 있으니 차라리 전부 무효로 하는 것이 모두의 이익을 지키는 길"이라고 말했다.



다른 응시생도 "공법 기록형 시험은 첫날 시험 5시간 10분 중 2시간을 차지한다"면서 "비중이 큰 만큼 법무부가 응시생의 피해를 최소화할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2번 문항 풀이에 상대적으로 시간을 많이 쓰거나 2번 문항을 먼저 푼 응시생에게는 전원 만점 처리가 달갑지 않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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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호사 시험 응시생들이 지난 12일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앞에서 법무부 장관 고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이들은 변호사 시험 응시생들이 지난 12일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앞에서 법무부 장관 고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이들은 "법무부가 변호사 시험 때 법전에 밑줄을 칠 수 있도록 한 것은 부정행위를 허용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연합뉴스


변시 출신 변호사들도 이번 조치가 부당하다고 입을 모았다. 한 변시 출신 변호사는 "법무부로서는 최선이었을지 모르겠으나 변시 경험자가 보기에는 말도 안 되는 조치"라며 "공정성을 갖추려면 차라리 공법 기록형 두 문항 전체에 대해 재시험을 보는 게 낫다"고 말했다.

다른 변시 출신 변호사도 "작은 점수 차이로 당락이 갈리는 시험에서 모든 응시생에게 한 문제에 대해 만점을 주면 변별력이 떨어진다"고 비판했다. 그는 "특히 공법을 주력으로 공부한 응시생에게는 타격이 크다"면서 "채점자가 변별력을 높이기 위해 다른 과목을 까다롭게 채점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응시생 단체는 법무부의 대응에 불복해 소송을 낼 예정이라고 밝혔다. '제10회 변호사 시험 불공정성 규탄하는 수험생들 연대'는 "이번 결정은 사전에 문제를 유출받지 않고 공법 기록형 2번 문항을 뛰어나게 해결한 수험생에게 새로운 차별이 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법무부 변시 관리위원회를 상대로 전원 만점 처리 의결 취소소송을 제기하고 헌법소원심판 을 청구할 방침이다.

/이희조 기자 love@sedaily.com


이희조 기자 love@sedaily.com·안현덕 기자 always@sedaily.com·조권형 기자 buzz@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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