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뒷북경제] 배 타고 온 계란, 믿고 먹어도 되나요?

다음주부터 미국산 수입 계란 시장에 풀려

한 판 당 6,000원 이하 수준서 결정될 듯

유통기한 45일 "안전성 국내산과 차이 없어"




수입산 계란이 4년 만에 다시 한국땅을 밟습니다.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로 달걀값이 급등하자 정부가 수입 달걀 관세 인하를 추진한 덕분입니다. 정부는 지난 2015년 계란 파동 때도 수입 달걀에 대한 관세를 인하해 미국·호주산 계란을 들여왔던 적이 있습니다. 당시 롯데마트 등이 ‘하얀 계란’으로 미국산 계란 판매에 나서 ‘완판’ 행진을 이어가는 등 인기를 끌었지만 관세 인하 혜택이 종료되고 국산 계란값이 안정되면서 지난해에는 국내에 들어온 수입 계란(신선란) 물량이 거의 없었습니다. 그나마 액란(液卵), 계란가루 등 가공식품이 4,000톤 가량 들어와 우리 식탁에 오른 정도입니다. 시장에서는 양계 환경이나 신선도 측면에서 국산 계란과 수입 계란의 차이가 거의 없다는 분석까지 나오는데요. 오랜만에 한국을 찾는 수입 계란에 대한 궁금점을 뒷북경제가 풀어봤습니다.

-어디서 들어오나?


△이번에 들여오는 계란은 미국·태국·스페인·뉴질랜드산(産)이 대다수를 차지할 전망입니다. 특히 미국과 태국산의 비중이 클 것으로 보입니다. 태국산 계란은 우리가 평소에 먹는 것과 같은 ‘갈색 계란’이어서 소비 저항이 덜한 것도 장점입니다. 이 국가들은 우리나라가 지정한 검역 위생 조건을 모두 만족시킨 나라들입니다. 지난 2017년에는 호주산 계란이 포함됐는데 이번에는 빠졌습니다.

첫 수입산 계란은 오는 26일 이후 시장에 풀릴 예정입니다. 초도 판매물량은 미국산 A등급 이상 계란으로 30개 1판 기준 3만3,360판입니다. 국내 일일 계란 소비량이 3,000만개 이상임을 감안하면 넉넉한 물량은 아니지만 향후 수입 물량이 점차 늘어날 것으로 보입니다.

서울 농협하나로마트 양재점에서 소비자들이 계란을 고르고 있다. /서울경제DB서울 농협하나로마트 양재점에서 소비자들이 계란을 고르고 있다. /서울경제DB


-유통기한 문제는 없나?


△우유나 계란은 어린이들이 많이 먹을 뿐더러 쉽게 상할 수 있다는 인식도 있어 아무래도 유통기간에 예민할 수밖에 없습니다. 일단 과거 사례를 보면 2017년 계란을 수입했던 유통사들은 당시 계란의 유통기한을 30일로 설정했습니다. 미국 현지의 유통기한은 45일이지만 자체적으로 30일로 줄여 적용했다는 게 당시 유통업자들의 설명입니다. 하지만 45일은 냉장 상태로 보관했을 때를 상정한 유통기간입니다. 주로 비행기에 실려 넘어오는 미국산 계란은 한국에 들여오기까지 냉장 상태로 보관되지만 일단 한국에 들여온 이후에는 실온 상태에서 보관·판매될 가능성이 큽니다. 국내에서도 실온(25~30도)시에는 권장 유통기한이 7일로 냉장보관(0~10도) 때 35일보다 훨씬 짧습니다. 다만 유통기한과 별도로 소비기한(유통기간 경과 후 섭취 가능한 날짜)도 냉장 보관 기준 25일에 달하기 때문에 마음놓고 드셔도 문제는 없을 것 같습니다. 다만 일부 계란은 비행기 대신 배에 실려 한국에 들어오기 때문에 아무래도 국내산보다 덜 신선할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해 두는 게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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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나 싸게 파나

△결론적으로 말하면 가격은 현재로서는 확정 짓기 어렵습니다. 시장 수급과 유통업자의 마진 등에 따라 계란 가격도 달라질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농림축산식품부 관계자는 이에 대해 “어쨌든 수입 취지를 생각하면 국내산보다는 싼 수준에서 결정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최근 계란 값은 고병원성 AI가 급격히 확산하는 가운데 살처분 규모가 늘어난 반면 설 명절을 앞두고 수요는 늘어 급등세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지난 21일 기준 달걀(30개 특란) 소비자가격은 6,560원까지 올라 지난해 같은 날보다 24.4% 올랐습니다. 지난달과 비교해도 16.6% 오른 가격입니다. 닭고기와 오리고기의 소비자가격도 각각 kg당 5691원, 1만5049원으로 평년 대비 8.5%, 15.1% 뛰었습니다.

만약 이런 가격이 유지된다고 가정하면 수입산 계란 가격은 한 판 당 6,000원 아래 수준에서 결정될 가능성이 높은 셈입니다.
/세종=서일범기자 squiz@sedaily.com

서일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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