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공감] '반전의 명수' 디즈니만이 하는 것





만약 리더인 당신이 회사 복도를 오르내리며 직원들에게 “하늘이 무너지고 있다!”고 계속 소리 지르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우울과 비운의 기운이 점차 회사 전체에 스며들게 된다. 리더는 주변 사람들에게 비관론을 퍼뜨려서는 안 된다. 사기가 급속도로 떨어지기 때문이다. 비관주의자를 따르려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 낙관주의는 당신 자신과 당신을 위해 일하는 사람들에 대한 신뢰에서 나온다. 상황이 좋지 않은데도 좋다고 말하라는 의미가 아니다. ‘상황이 호전될 것’이라는 맹목적 신념을 전달하라는 의미도 아니다. 그저 당신 자신과 주변 사람들의 능력을 믿으라는 의미다. (로버트 아이거, ‘디즈니만이 하는 것’, 2020년 쌤앤파커스 펴냄)



디즈니 CEO 로버트 아이거는 책을 쓰기로 결심하면서 이런 목표를 세웠다. “나는 디즈니를 이끈 사람이 쓴 책이라면 세상에서 가장 매력적인 스토리텔링과 가장 깊이 있는 리더십 지혜가 담겨야 한다고 생각했다.” 이 말을 증명하듯 그는 책 첫 장부터 독자들을 롤러코스터에 태운다. 이 책은 디즈니의 찬란한 성과가 아닌 최악의 끔찍한 순간에서부터 이야기를 시작한다. 한화로 약 7조 원을 들인 상하이 디즈니랜드의 개장일 무렵 미국 올랜도 디즈니월드에서 아기가 악어에게 물려가 실종되는 충격적인 사고가 터진다. 하늘이 무너지는 이 절체절명의 위기에서 그는 어떻게 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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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법적 책임을 계산하며 회피하려 하지도, 뻔뻔하게 태연한 척하지도 않았다. 가장 믿는 직원을 올랜도로 보내고 그 자신은 곧장 피해자 가족에게 직접 사죄한다. 그는 알고 있었다. 리더란 확실한 절망 앞에서도 비관하거나 책임을 떠넘기지 않고 차분함을 견지하며 회복에 대한 낙관주의로 사람들을 이끌어가는 존재임을. 디즈니 애니메이션만큼이나 긴박하고 흥미진진한 디즈니의 희로애락은 계속된다. 디즈니의 이 놀라운 경영서는 빌 게이츠로부터 몇 년간 읽은 경제 경영서 중 최고라는 찬사를 들었다. /이연실 문학동네 편집팀장

/정영현 기자 yhchung@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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