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행정부 출범 후 미국과 일본의 외교 수장이 첫 전화 회담을 갖고 양국의 동맹을 강화하기로 합의했다.
NHK, 교도통신 등 일본 언론에 따르면 모테기 도시미쓰 일본 외무상은 27일 오전 8시(한국시간) 넘어 약 30분간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과 첫 전화 회담을 했다.
두 사람은 이날 통화에서 미일 동맹 강화와 일본이 주창해 온 ‘자유롭고 열린 인도·태평양’ 실현을 위해 협력하는 등 지역과 국제 사회의 여러 현안에 대처하는 데 긴밀히 제휴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모테기 외무상은 블링컨 장관에게 오키나와현의 센카쿠(중국명 댜오위다오)열도가 미국의 일본 방위 의무를 규정한 미일안보조약 제5조 적용 대상임을 바이든 행정부가 명확히 한 점에 대해 일본 정부가 "평가하고 있다"며 감사의 뜻을 표했다.
이에 대해 블링컨 장관은 미국의 대일 외교·안보 정책에는 "변함이 없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과 일본이 영유권 다툼을 벌이는 센카쿠 열도가 미일안보조약 제5조 적용 대상임은 바이든 대통령이 당선 직후인 작년 11월 스가 요시히데 총리와의 전화 회담에서 확인했다.
이어 지난 22일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과 기타무라 시게루 일본 국가안보국장, 24일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과 기시 노부오 일본 방위상 간의 전화회담에서도 미국 측은 같은 입장을 밝혔다.
모테기 외무상은 이날 회담 후 기자회견에서 북한의 일본인 납치 문제와 관련한 미국 측의 이해와 지지를 얻었다고 말했다. 아울러 중국, 북한, 한국 등의 지역 정세를 놓고 의견을 교환하고 지역 및 국제 사회가 당면한 과제와 관련해 미일 양국 간은 물론, 호주·인도 등 뜻을 같이하는 국가들과 긴밀히 협력해 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는 또 블링컨 장관은 미 상원에서 인준안이 통과한 뒤 마크 가노 캐나다 외교장관에 이어 2번째로 자신과 통화했다며 그만큼 바이든 행정부와 블링컨 장관이 미일 동맹을 중시하고 인도·태평양 지역에 대한 미국의 공약을 이행하겠다는 점을 명확히 한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모테기 외무상은 올 3월로 만료되는 주일미군 주둔경비 분담 관련 특별협정의 갱신 협상에 대해서는 조기에 합의할 수 있도록 논의를 가속화하고 싶다는 뜻을 전했다고 덧붙였다.
일본 외무성은 관련 보도자료에서 두 장관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책과 기후 변화 문제 등 국제사회의 공통 과제에 대응하는 데도 긴밀히 협력하는 한편, 기능이 약화한 주요 7개국(G7)의 틀을 재활성화하는 것에도 의견을 같이했다고 밝혔다.
/노희영 기자 nevermind@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