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강점기 자행 됐던 민족 차별을 전면적, 체계적으로 해부한 연구 서적이다. 법적 민족 차별이나 정치 경제적 불평등 구조와 위계 관계에 따른 차별이 아닌 사회·문화적 편견이나 혐오에 의한 일상적, 관행적 차별 문제에 집중했다.
저자는 이를 위해 해방 이전 25년 간 충남 소재 강경상업학교를 다닌 한일 졸업생 977명과 중퇴생 512명 등 총 1,489명의 학적부를 데이터 베이스화 해 분석했다. 일제 시대 중등학교는 우수 인재가 모인 공간이라는 점, 한일 학생의 비율이 비슷하다는 점 등에서 저자는 강경상업학교를 선택해 촘촘히 들여다봤다. 교육 당국과 학교, 교사의 학생 선발 과정, 지도·교육 과정, 평가 과정, 학사 징계, 취업, 취업 후 직종 배치 및 직위 변화까지 세세하게 추적했다. 이 과정에서 일본의 한국 멸시 및 차별 의식이 어떻게 형성되고 체계화, 확산 됐는지도 확인했다. 신화와 날조된 역사에 기반한 조공국사관과 일본판 오리엔탈리즘인 인종론적 문명론 등이 더해지면서 민족을 서열화하는 내면 의식이 재한 일본인들 사이에서 생겨났고, 교육 과정에 적용됐음은 물론이고 사회 전반으로 퍼져 나갔다는 것이다. 2만원.
/정영현 기자 yhchung@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