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최근 인천 한 오피스텔 공사 현장에서 발생한 국내 양대 노동자단체 조합원 간 충돌과 관련한 수사에 돌입했다.
인천 서부경찰서는 수사과와 형사과 등 23명으로 해당 사안 전담팀을 꾸리고 수사에 착수했다고 2일 밝혔다.
경찰은 지난달 30일 오전 8시께 인천시 서구 청라동 한 오피스텔 신축 공사장에서 한국노총과 민주노총의 건설 노조 조합원들이 충돌했다고 전했다.
당시 한국노총 조합원들은 사용자 측의 고용 방침 등에 항의하고자 현장에서 집회를 진행했고, 현장에 출근하던 민주노총 조합원 등과 마찰을 빚었다.
경찰이 파악한 현장에 있던 조합원 숫자는 한국노총 300여명, 민주노총 30여명 가량이다.
경찰은 당시 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하는 민주노총 조합원 7명 가운데 6명으로부터 피해자 진술을 받았으며 한국노총 조합원 등을 추가로 불러 조사할 계획이다.
또한 현장 폐쇄회로(CC)TV 영상과 채증 자료 분석을 통해 당시 폭행의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있다.
한국노총이 당시 9명이 참여하는 집회를 하겠다고 신고했으나 실제로 모인 인원이 그보다 많았다는 점을 고려해 감염병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등 추가 혐의 적용 여부도 검토 중이다.
경찰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참석 인원 9인 이하로만 집회 신고를 받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노조 조합원들이 공사장을 무단으로 침입한 부분에 대해 업무방해 혐의를 적용할지도 검토하고 있다"며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 적용 여부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한편 민주노총은 이날 인천경찰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당시 충돌이 실제로는 한국노총의 일방적인 집단 폭행이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또 "(한국노총은) 코로나19 방역 지침에도 불구하고 700여명이 넘는 인원을 집회에 동원하고 건설 현장에 무단으로 침입했다"며 "경찰은 눈앞에서 사태가 벌어지고 있는 것을 목격하고도 사실상 방관했다"라고도 했다.
/박신원 인턴기자 shin01@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