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경제·마켓

'실버 스퀴즈'에 은값 급등…"무의미한 전쟁" 지적도

레딧서 "공매도 세력 혼내주자"

銀 매집에 3월분 온스당 9.3%↑

"게임스톱 같은 상승 기대 못해"

/로이터연합뉴스/로이터연합뉴스




게시판 사이트 레딧에서 뭉쳐 공매도 세력과 한판 전쟁을 벌인 미국 개인투자자들이 대표적인 대체 투자 자산이자 중요 산업 원자재인 은으로 이동하는 흐름을 보이면서 은 값이 대폭 상승했다. 대신 지난주 개미 대 헤지펀드의 전쟁터가 됐던 게임스톱은 이번주 첫 거래일에서 주가가 급락했다.



1일(현지 시간) 뉴욕상품거래소에서 3월 인도분 은은 전 거래일보다 온스당 9.3%(2.50달러) 급등한 29.418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이는 지난 2013년 2월 이후 최고치다. 주요 은 상장지수펀드(ETF)도 이날 하루 7.5% 급등했다.



은 선물과 ETF 가격이 큰 폭으로 오른 것은 최근 게임스톱 사태를 주도한 온라인 커뮤니티 레딧의 토론방 '월스트리트베츠'에 은을 집중 매수하자는 글이 올라와 호응을 얻었기 때문이다. 앞서 개미들이 게임스톱 주식을 집단 매수해 이 종목을 공매도한 헤지펀드에 본때를 보여준 것처럼 은 관련 ETF를 사들여 은 시세를 ‘억누르는’ 대형 금융기관에 피해를 주자는 주장이었다.

이에 동조한 개미투자자들이 은 시장으로 몰려가 거대한 매수세를 형성하면서 가격 폭등을 이끌어낸 것으로 해석된다. 같은 안전 자산이자 주요 원자재인 금 값은 4월 인도분이 온스당 0.7%(13.60달러) 오른 1,863.90달러로 장을 마쳤다.

개미들이 은으로 이동한 것은 미 정부와 은행들이 인플레이션을 감추기 위해 대체 자산인 금과 은 값을 누르고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공매도로 은 가격을 누르는 세력을 혼내주자는 의미로 '실버스퀴즈'라는 해시태그가 트위터에서 현재도 이어지고 있다.

/AP연합뉴스/AP연합뉴스




그러나 레딧 내에서도 은은 게임스톱 같은 소형주처럼 '쇼트스퀴즈'를 일으키기 어려워 금융기관과 전쟁을 벌이기에는 적합하지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공매도 투자자들이 빌려 판 주식이나 상품을 실물로 갚기 위해 손해를 감수하고 사야만 하는 쇼트스퀴즈를 일으키기 어렵고 헤지펀드들도 롱포지션을 취하고 있어 전쟁을 벌일 의미가 없다는 얘기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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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 값과 달리 게임스톱 주가는 지난주 금요일 대비 30.8% 떨어진 225.00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토론방을 중심으로 뭉친 개미들의 집중 매수에 힘입어 1월 1,625% 폭등한 뒤 2월 첫날에 주춤한 모습을 보인 것이다. 미국 증권가에서는 미 개미들이 애용하는 로빈후드 등 증권거래 앱이 여전히 이용자들의 게임스톱 매수를 상당 부분 제한한 조치가 주가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는 분석이 나왔다.

/AFP연합뉴스/AFP연합뉴스


로빈후드는 이날 거래 제한 주식을 종전 50개에서 8개로 줄였지만 게임스톱 주식은 여전히 1인당 4주까지만 살 수 있도록 제한하고 있다. 이미 4주 이상을 보유한 투자자는 추가 매수가 불가능하다. 로빈후드 측은 게임스톱 주가 급변동으로 당국의 증거금 요구 액수가 급증하는 바람에 어쩔 수 없이 거래를 제한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로빈후드가 시타델캐피털 같은 거대 자본의 압력 때문에 개미들의 손발을 묶은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블래드 테네브 로빈후드 공동 창업자는 이를 강력 부인했다. CNBC에 따르면 테네브는 지난달 31일 전날 오디오 채팅 '클럽하우스'에서 게임스톱 공매도 전쟁과 관련해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의 질문을 받았다. 테네브는 머스크에게 "시타델캐피털 등 큰손들이 게임스톱 주식거래를 제한하도록 로빈후드를 압박했다는 소문이 있지만 거짓"이라고 말했다.

한편 머스크는 클럽하우스와의 인터뷰에서 “나는 비트코인 지지자"라며 "8년 전 비트코인을 샀어야 했다. (앞으로) 비트코인이 전통적인 금융가 사람들 사이에서도 곧 광범위하게 받아들여질 것"이라고 말했다. /뉴욕=김영필 특파원·맹준호기자 susopa@sedaily.com

/맹준호 기자 next@sedaily.com


맹준호 기자 next@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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