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치솟는 국내외 곡물가...애그플레이션 대책은 있나


국제 곡물가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들썩이고 있다. 대두 선물은 1일 시카고상품거래소에서 부셸(곡류 무게 단위)당 1,370달러에 거래돼 전년 대비 53%나 올랐다. 다른 곡물의 가격 상승률도 옥수수 42%, 팜유 28%, 소맥 18%, 원당 9%에 이르렀다. 국제 곡물가가 오르는 것은 지난해 기상이변으로 세계적으로 작황이 좋지 않은데다 코로나19로 주요 곡물 생산국들이 내수 확보를 위해 수출을 제한하기 때문이다. 아르헨티나는 자국산 곡물에 대해 일시 수출 중단 조치를 내렸고 러시아는 수출관세를 2배로 올리기로 했다.



국내 밥상 물가도 심상치않다. 통계청이 발표한 1월 소비자물가 동향을 보면 농산물은 전년 대비 평균 11.2% 상승했다. 쌀(12.3%)을 비롯해 사과(45.5%), 파(76.9%), 고춧가루(34.4%), 양파(60.3%) 등이 큰 폭으로 올랐다. 외국에서 긴급 수입하기까지 한 달걀은 15.2%나 뛰었다. 달걀은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확산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 곡물을 비롯한 농축산물 가격이 오르면 이를 원재료로 하는 가공식품까지 연쇄적으로 영향을 받는다. 풀무원은 콩나물과 두부 가격을, 샘표식품과 동원F&B는 통조림 가격을 각각 올렸다. 국제 곡물가가 장기간 상승 추세에 있는 점을 고려하면 가공식품의 가격 인상은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여기에 낮게 유지되던 환율이 흐름을 바꾸기라도 하면 원가 부담은 훨씬 커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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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식량농업기구(FAO)는 지난달 곡류·육류 등을 포함한 식량가격지수가 3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며 “식량 인플레이션은 이제 현실”이라고 밝혔다. 곡물가 상승으로 인한 인플레이션, 즉 애그플레이션 우려가 고개를 들고 있다. 코로나19로 가뜩이나 경기가 어려운데 곡물가마저 치솟는다면 치명적이다. 정부는 공공 비축 상황 등을 점검하고 장기적인 식량 자급률 제고 대책도 마련해야 한다.

/논설위원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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