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프로젝트인 ‘코백스 퍼실리티’로부터 공급받는 화이자 백신 11만7,000회분(5만8,500명분)의 특례 수입이 승인된 가운데 민·관·군·경이 함께하는 백신 수송 모의훈련이 진행됐다. 화이자 백신은 영하 60∼영하 90도의 운송·보관되어야 하기 때문에 초저온 유지 여부가 점검됐다. 이번 훈련의 과정은 크게 △공항 도착 단계 △운송 단계 △물류창고 보관 단계 △접종센터 운송·보관 단계 등 총 4단계로 구성됐다.
이날 오전 10시 화이자 백신 모형이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한 후 수입자와 관세청이 인수와 통관 업무를 진행했다. 최대한 빠르게 반출하기 위해 신속통관 특례절차를 거쳤다. 유통업체는 해당 백신을 영하 60∼90도를 유지할 수 있는 수송차량에 실었다.
1시간 가량이 지난 뒤 인천공항에서 경기 평택시 소재의 물류센터로 백신 모형이 도착 수송이 시작됐다. 유통업체가 영하 60∼영하 90도를 유지하면서 백신을 수송하는 동안 질병관리청은 수송 현황을 모니터링했다. 백신 수송차량과 예비냉장차 앞에는 경찰 사이드카 2대와 순찰차 2대가, 뒤로는 군사경찰 및 경찰특공대 차량 1대와 순찰차 1대, 경찰 사이드카 2대, 경찰 기동대 버스 1대가 따랐다. 경찰 사이드카와 순찰차 등은 주로 교통통제와 안전관리 업무를 담당하고, 군사경찰과 경찰특공대는 테러, 시위대 습격 등 우발상황이 발생할 경우 수송차량을 보호한다. 교통 상황에 따라 정체가 발생하면서 이송이 지연되는 돌발상황이 생기면 질병청은 사고 발생을 보고하고 대응을 지휘한다. 동시에 국방부와 경찰청은 우회 경로를 확보한다.
정오경 수송차량이 물류센터에 도착해 유통업체가 센터로 백신 모형을 옮겼다. 백신은 영하 75도의 초저온 냉동창고에 보관됐다. 백신 모형을 접종센터 배분 단위로 소분하는 과정도 진행됐다. 국방부와 경찰청은 이곳에서도 방호와 경비를 담당했다.
백신 모형은 물류센터에서 서울 중구 국립중앙의료원 접종센터로 수송됐다. 오후 2시경 의료원에 도착한 백신 모형은 초저온 냉동고에 다시 보관됐다.다만 이 단계에서 초저온을 유지하기 위해 넣은 드라이아이스 때문에 이동형 상자 내부에 종이상자가 붙어버리는 돌발 상황이 발생하기도 했다. 질병청 관계자는 이에 대해 “온도가 유지되고 있었기 때문에 백신에 문제는 없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모의훈련에 쓴) 상자는 실제와 다르다”면서 “이번에 나타난 문제점을 보완해, 실제에서는 차질이 없게 준비하겠다”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인천공항에서 단계별 훈련 상황을 보고받은 뒤 “차질없이 백신의 수송·보관·유통이 시행될 수 있도록 모의훈련을 철저히 해달라”며 “전 과정에서 국민들이 염려하는 일이 전혀 없도록 대비를 잘해 달라”고 주문했다.
/김성태 기자 kim@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