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최대 모바일 결제 서비스인 알리페이를 운영하는 앤트그룹이 금융지주사로 전환된다. 중국 금융 당국의 관리 감독 아래 들어가면서 기업 가치는 크게 떨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앤트그룹을 사실상 손에 넣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남부 구이저우성을 찾아 민심 잡기에 나섰다.
3일(현지 시간) 블룸버그통신은 “알리바바의 핀테크 계열사인 앤트그룹이 금융지주사 전환 등 사업 개편안을 중국 금융 당국에 제출해 최근 당국의 승인을 받았다”고 보도했다. 이번 개편안에는 블록체인, 음식 배달 등 모든 사업 부문을 아우르는 지주사 형대로 전환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앞서 앤트그룹은 금융 부문만 지주사에 포함하는 방안을 제시했지만 거부되고 범위가 확대된 것이다. 알리바바와 앤트그룹 창업자 마윈의 중국 금융 정책 비판에 대한 중국 당국의 반격이 결국 사실상 정부의 앤트그룹 장악으로 귀결된 셈이다.
이에 따라 앤트그룹은 중국 금융 당국의 직접적인 관리 감독을 받는 동시에 자본금을 확충해야 한다. 경쟁 모바일 결제 서비스 텐센트의 위챗페이는 이런 감독을 받지 않기 때문에 알리페이가 수익 경쟁에서 밀릴 가능성이 커졌다. 앞서 중국 정부는 모바일 결제 시장에서의 반독점 규정도 강화해 현재 중국 내 점유율이 55%를 넘는 알리페이를 직접 겨냥했다.
중국 정부와 합의했다고 해도 기업 가치 재산정이 필요하기 때문에 지난해 11월 중단된 기업공개(IPO)가 언제 재개될지는 미지수다. 프랜시스 찬 블룸버그인텔리전스 애널리스트는 “앤트그룹의 기업 가치가 상장 중단 전의 평가치 2,800억 달러에서 1,080억 달러로 떨어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한편 마윈을 직접 겨냥해 앤트그룹 IPO 중단 지시를 내린 것으로 알려진 시 주석은 전일부터 남부 구이저우성을 방문해 춘제(중국의 설)를 앞둔 민심 잡기에 나섰다. 시 주석은 마스크를 벗은 채 구이저우성 비제시를 찾아 민속 행사 등에 참석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으로 중국 정부가 춘제 기간에 이동제한령을 내린 상황에서도 중국 지도부는 아랑곳하지 않고 지방을 방문한다는 비판적 의견도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