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방과 호프집, 코인노래방 등 정부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방역 조치로 피해를 본 자영업자로 구성된 단체가 결국 영업제한 시간을 풀어 달라며 방역 조치 불복 시위에 나선다. 정부가 설 연휴 이후에도 오후 9시 이후 영업 제한 조치를 해제하지 않는다면 “9시 이후에도 영업을 개시하겠다”며 반발 수위를 높여갈 방침이다.
하지만 코로나19 확산세가 잡혀가지 않는 데다 백신접종을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자칫 방역조치를 완화하면 재확산 우려가 커질 수 있다는 점에서 정부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일부에서는 정부가 법적 조치로 영업금지와 제한을 당한 업종의 피해에 대해 명확한 보상기준을 마련했어야 하는데 늑장을 부리다 일을 키웠다는 지적이 나온다.
7일 코로나19 대응 전국자영업자비상대책위원회는 “집합금지와 집합제한 업종별 현장의 목소리를 반영하지 않고 밤 9시 영업 제한의 수도권 연장에 대해 강력히 항의한다”며 “오는 7일부터 9일까지 3일간 방역기준에 불복해 개점시위를 열겠다”고 주장했다. 정부가 수도권 다중 이용 시설에 적용해 온 오후 9시 이후 영업제한 조치를 유지하자 단체 행동을 결정한 것이다. 비대위 관계자는 “자영업자의 생존권을 무시한 일방적이고 획일적인 영업시간 제한을 폐지해야 한다”며 “1년 넘게 자영업자의 희생만을 강요하는 방역 조치를 더 이상 따를 수 없다”고 말했다.
전국자영업자단체협회의를 비롯해 PC방, 코인노래연습장, 카페 등 12개 업종 단체로 구성된 비대위에는 약 30만 명의 자영업자(비대위 추산)가 속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비대위는 설 연휴에도 수도권 영업시간 제한 조치가 풀리지 않을 경우 반발 수위를 더 높일 계획이다. 그동안 산발적으로 불을 켜고 손님을 받지 않는 일명 ‘점등 시위’는 있었지만, 영업시간 제한을 고의적으로 어기는 불복운동은 처음이다.
비대위측은 방역 조치를 어겨 정부가 지원해 준 정책자금이 환수되더라도 밤 9시 이후 영업을 강행하겠다며 배수진을 치고 있다. 하지만 소상공인들이 이 같은 단체행동에 얼마나 참여할 지는 미지수다. 더구나 백신 접종을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자칫 방역 조치 완화를 하게 되면 코로나 재확산으로 집단면역 가능성이 더 어려워질 수 있다는 여론의 비판도 변수다. 비대위는 코로나 19 피해 손실 보상법에 대해 소급 적용을 하고 보상협의기구에 자영업자를 참여시켜 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양종곤 기자 ggm11@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