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탄소중립 금융그룹' 선언한 우리, ESG 거버넌스 구축 선도

[금융 新패러더임 ESG경영] <4>우리금융그룹

수소연료전지·풍력·태양광 등 재생발전 PF 중점 추진

작년말 조직개편 통해 지주·은행에 ESG 전담부서 신설

2~3년 내 美 다우존스 지속가능경영지수 편입도 노려





우리금융그룹에 올해는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의 원년이다. 기후변화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환경문제에 대한 전 세계적 경각심이 높아지면서 ESG 경영은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 특히 환경보호, 투명 경영 등 지속 가능성에 초점을 맞춘 비재무적 성과가 새로운 DNA로 자리매김하면서 ESG는 이제 경영 활동의 주요 변수로 부상했다. 손태승 우리금융 회장은 올해 신년사의 첫 일성으로 “ESG 경영은 이제 시대의 흐름”이라며 “금융의 사회적·환경적 가치 창출을 선도해 지속 가능한 사회를 만드는 금융그룹이 될 것”이라고 선언했다.



우리금융은 지난해 12월 ‘2050 탄소 중립 금융그룹’을 선포했다. 오는 2050년까지 그룹의 자체적 탄소 배출량과 자산 포트폴리오의 탄소 배출량을 순 제로(0)로 만들겠다는 의지를 담았다. 탄소 중립은 배출한 양만큼의 이산화탄소를 다시 흡수해 실질적인 배출량을 ‘0’으로 만드는 것을 뜻한다. 이미 애플·아마존·마이크로소프트나 HSBC·바클레이스 같은 글로벌 기업·금융사들도 탄소 중립을 선언하고 구체적인 달성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이를 위한 첫걸음이 ‘탈석탄 금융’이다. 우리금융은 지난해 이후 석탄 발전소 건설을 위한 신규 대출 약정(프로젝트파이낸싱·PF)을 전면 중단했다. 이미 실행한 대출에 대해서도 만기 도래 시 연장이나 리파이낸싱 없이 회수하는 것을 원칙으로 세웠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앞으로는 수소 연료전지, 풍력,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 발전 프로젝트의 금융을 주선하고 투자를 확대하는 등 재생 발전 PF를 중점적으로 추진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우리은행은 서민금융, 중소·중견 혁신 기업 지원 등 금융 지원과 사회 공헌에 치우쳤던 데서 나아가 은행 핵심 업무에 ESG 요소를 정교하게 반영하는 작업을 준비하고 있다. 투자·금융 지원 측면에서 기업 신용 평가 모델에 ESG 평가 요소를 반영하고 거래 기업의 ESG 성과를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겠다는 계획이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금융사가 자체적으로 ESG 경영을 강화하는 것뿐 아니라 ESG 경영을 실천하는 기업에 돈이 흐를 수 있도록 시스템을 만들어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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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금융은 그룹 내 ESG 거버넌스 구축에도 한창이다. 지난해 말 조직 개편을 통해 지주와 우리은행에 각각 ESG 전담 부서를 신설했다. 기존의 사회공헌부를 ‘ESG경영부’로 확대 개편하고 소속도 브랜드부문에서 경영지원부문으로 옮겼다. 이전과 같은 사회 공헌 활동 중심의 ESG 경영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는 판단에서다. 우리금융의 ESG 전략을 총괄하는 최동수 경영지원부문 부사장은 “ESG가 경영 전반에 걸친 광범위한 주제인 만큼 경영지원부문에서 총괄해 지속 가능하고 신속하게 그룹 ESG 경영 체계를 구축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우리금융은 그룹사 경영진과 이사회 차원에서도 ESG 경영의 책임과 실행력을 강화하기 위한 조직을 잇달아 설치했다. 지난달에는 모든 그룹사 최고경영자(CEO)가 ESG 경영에 적극 동참할 것을 다짐하는 ‘ESG 경영 원칙’에 서명한 데 이어 지주사와 그룹사 CEO 전원을 위원으로 하는 ‘그룹 ESG경영협의회’도 신설했다. 최근에는 이사회 안에 사내·사외이사 9명 전원이 참여하는 ‘ESG경영위원회’를 마련하기로 결의했다. ESG 경영 전반에 대해 이사회가 직접 최종 의사 결정 기구의 역할을 하겠다는 취지다.

ESG 경영 체계에 글로벌 표준을 반영하기 위한 작업도 추진하고 있다. 우리금융은 앞서 기후변화 대응 정보 공개를 위한 글로벌 표준인 ‘탄소 정보공개 프로젝트(CDP)’와 ‘기후 관련 재무 정보 공개 권고안(TCFD)’에 공식 지지 선언을 했다. CDP와 TCFD는 유럽연합(EU) 등 선진국에서는 이미 민간 기업에도 의무적으로 적용되고 있지만 국내에서는 아직 반영이 더뎠다. 우리금융은 올해 안에 TCFD 이행을 위한 태스크포스를 꾸리고 전문 컨설팅을 받아 실행 계획을 수립할 예정이다.

우리금융은 미국 다우존스지속가능경영지수(DJSI) 편입도 목표로 하고 있다. DJSI는 미국 다우존스와 스위스 자산 관리사 로베코샘이 전 세계 시가총액 상위 2,500여 개 기업을 대상으로 매년 재무적 성과와 지배구조, 사회 공헌도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발표하는 지속 가능성, 사회 책임 투자 지표다. 우리금융은 내년 중 DJSI 아시아퍼시픽지수 편입을, 2~3년 내 DJSI 월드지수 편입을 추진하고 있다. 최 부사장은 “글로벌 스탠더드에 맞춰 ESG 중장기 전략을 달성하기 위한 구체적인 목표와 성과 관리 체계를 운영하는 것뿐 아니라 성과 관리 결과에 대한 정보공개도 적극적으로 할 것”이라고 밝혔다.

/빈난새 기자 binthere@sedaily.com


빈난새 기자 binther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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