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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이자·모더나마저...'남아공 변이'에 백신 효과 꽤 줄듯

백신 접종자 혈청과 반응시켰더니

항체 보호 수준 2/3, 역가 6.4배 ↓

남아공서 임상시험 백신 예방 효능

얀센 57%, 노바 49%, AZ 22%


미국 화이자와 모더나의 코로나19 백신도 남아프리카공화국 변이 바이러스(B.1.351)에 대해서는 예방 효능이 떨어질 수 있다는 실험실 분석 결과가 의학 저널 ‘NEJM’에 발표됐다.

화이자와 독일 바이오엔텍, 미국 텍사스의대(UTMB) 연구팀이 화이자 백신을 접종한 사람의 혈청을 B.1.351의 스파이크 단백질과 반응시켰더니 미국에서 흔히 유행하는 코로나19 바이러스에 비해 항체의 보호 수준이 3의2 정도 떨어졌다. 백신 접종이나 과거 감염으로 체내에 생성되는 항체는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스파이크 단백질에 달라붙어 바이러스가 사람 세포에 침투하는 것을 막는 중화 효능을 발휘, 면역력의 핵심 축 역할을 한다.








모더나와 미국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lAID) 연구팀도 모더나 백신을 접종한 사람의 혈청을 B.1.351의 스파이크 단백질과 반응시켰더니 중화항체의 역가가 6.4배 떨어졌다는 실험 결과를 발표했다.

연구팀은 다만 “백신의 효능을 판가름할 항체 보호력에 대한 명확한 기준이 없고 3분의2 정도의 중화 감소가 백신의 코로나19 예방 효능을 3분의2 떨어뜨리는 걸 의미하는지, 실제로 (임상 현장에서) 어떤 영향을 미칠지 명확하지 않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기존 바이러스에 대한 임상시험에서 95%, 94%의 예방 효능을 보였던 화이자와 모더나 백신이 B.1.351에 대해 어느 정도의 예방 효능을 보일지 주목된다.



양사는 NEJM에 발표된 실험결과에 대해 “백신이 실제 임상에서 B.1.351에 얼마 만큼의 예방 효능을 보일지 아직 불분명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는 자사 백신이 B.1.351에 대해서도 효과 감소가 거의 없을 것으로 기대한다는 종전 입장보다 꽤 신중해진 것이다. B.1.351 등에도 통할 수 있게 재설계한 백신과 추가 접종(부스터 샷)용 백신 개발과 임상시험 준비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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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팀은 항체 수준·기능을 떨어뜨린 바이러스의 스파이크 단백질 돌연변이 부위로 K417N, E484K, N501Y 등을 짚었다. 이 중 E484K 변이는 영국 변이 바이러스(B.1.1.7)에는 없고 B.1.351에는 있다.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사람을 감염시킬 때 관문·교두보 역할을 하는 사람 세포의 앤지오텐신전환효소2(ACE2) 수용체에 달라붙는 스파이크 단백질의 1,273개 아미노산 가운데 484번째가 글루타믹산(E)에서 라이신(K)으로, 즉 E484가 K484로 바뀌어 있다. B.1.351에 대한 백신의 중화 효능을 떨어뜨리는 것으로 확인된 변이다. 이런 변이들이 누적돼 바이러스의 스파이크 단백질 모양·구조가 달라질수록 백신 접종으로 유도된 사람의 항체나 직접 투여한 항체(항체치료제)가 단단하게 달라붙지 못해 중화 효능이 떨어진다.

시릴 라마포사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통령이 17일(현지 시간) 케이프타운의 한 병원에서 미국 제약사 존슨앤드존슨과 얀센이 개발한 코로나19 백신을 접종받고 있다. /AFP=연합뉴스시릴 라마포사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통령이 17일(현지 시간) 케이프타운의 한 병원에서 미국 제약사 존슨앤드존슨과 얀센이 개발한 코로나19 백신을 접종받고 있다. /AFP=연합뉴스


유럽·북미·아프리카·중동 등에서 확산하고 있는 또 다른 변이 바이러스 B.1.525도 E484K 돌연변이를 공유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5일 첫 보고가 이뤄진 이후 2개월여만에 덴마크, 영국, 나이지리아, 미국, 프랑스, 가나, 캐나다, 호주, 요르단 등 11개국에서 108건의 유전체 염기서열(게놈 시퀀스)이 등록됐다.

한편 아스트라제네카(약칭 AZ) 백신은 지난해 10월까지만 해도 남아공에서 1차 접종 15일 이후 경증·중등증 환자 발생 예방 효능이 72.8%로 양호했다. 하지만 남아공 확진자의 95%를 차지하는 B.1.351가 유행한 뒤 2차 접종 15일 이후 중증 환자 발생 예방 효능은 21.9%로 뚝 떨어졌다. B.1.351 감염 환자만으로 대상을 제한하면 효능은 10.4%에 불과했다. 남아공 정부는 이에 따라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에 대한 긴급사용승인을 보류하고 미국 존슨앤드존슨의 ‘얀센 백신’ 등에 대한 조기 승인 쪽으로 선회했다.

얀센 백신은 1회만 접종하는데다 남아공 임상 3상에서 57%의 중등도·중증 환자 발생 예방 효능을 보였다. 미국 72%, 중남미 66%보다 낮지만 임상시험 기간에 B.1.351 유행기가 포함돼 있다. 한국 정부도 600만명분 도입 계약을 맺은 백신이다.

미국 노바백스의 백신은 남아공 임상 2b상에서 49.4%(에이즈 감염자 포함 기준, 미감염자에선 60%), 영국 임상 3상에서 89.3%(기존 바이러스에 95.6%, 영국 변이 바이러스 B.1.1.7에 85.6%)의 예방 효능을 보였다. 한국 정부도 2,000만명분을 구매 예정이다.

/임웅재 기자 jaelim@sedaily.com


임웅재 기자 jael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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