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경골프 골프일반

이글·홀인원·더블 보기·버디…김태훈표 스릴러, 美서도 흥행 예감

제네시스 인비트 1R 2언더, 선두와 5타 차

PGA 투어 생애 첫 라운드서 홀인원…4개월 새 제네시스 차량 3대 행운

장타·위기·만회…보여줄 수 있는 것 다 보여줘

김태훈이 19일 제네시스 인비테이셔널 1라운드 18번 홀(파4)에서 드라이버 샷을 하고 있다. 340야드를 보내 페어웨이에 떨어뜨렸다. /퍼시픽 팰리세이즈=AP연합뉴스김태훈이 19일 제네시스 인비테이셔널 1라운드 18번 홀(파4)에서 드라이버 샷을 하고 있다. 340야드를 보내 페어웨이에 떨어뜨렸다. /퍼시픽 팰리세이즈=AP연합뉴스




김태훈(36)의 골프는 잔잔한 드라마와는 거리가 멀다. 손에 땀을 쥐게 하는 스릴러에 가깝다. 화끈하면서도 위험한 장타에 아찔한 위기를 자초하기도 하지만 또 그 속에서 악착같이 스코어를 지켜내 감탄을 자아내기도 한다. 한마디로 흥행 포인트가 확실하다. 그래서 ‘김태훈이 잘 쳐야 한국 남자 골프 투어가 살아난다’는 말도 있다.



지난해 김태훈표 스릴러는 해피엔딩이었다. 과거에 하도 아웃오브바운즈(OB)를 많이 내다보니 저절로 생겼다는 위기 관리 능력은 업그레이드 됐고 드라이버 샷에 나름의 일관성도 생겼다. 그 결과 한국프로골프(KPGA) 투어 상금왕과 대상(MVP)을 석권하며 지난 2007년 투어 데뷔 후 최고의 한 해를 보냈다. 제네시스 챔피언십 우승자 자격으로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제네시스 인비테이셔널(총 상금 930만 달러) 출전권(스폰서 초청)도 얻었다.

그렇게 참가한 PGA 투어 생애 첫 라운드에서 김태훈은 확실한 ‘존재감’을 드러냈다. 19일(한국 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리비에라CC(파71)에서 열린 제네시스 인비테이셔널 1라운드에서 340야드 드라이버 샷 등 300야드 장타를 6방 날리며 KPGA 투어 간판 장타자로서 자존심을 세운 그는 홀인원을 포함해 이글 2방을 터뜨렸다. 갑자기 흔들린 티샷에 한꺼번에 2타를 잃는 위기도 있었지만 이내 회복해 10위 권에 이름을 올렸다.

이글 2개, 버디 3개, 보기 3개, 더블 보기 1개로 2언더파 69타를 친 김태훈의 순위는 애덤 스콧, 캐머런 스미스(이상 호주) 등과 같은 공동 19위. 7언더파 선두 샘 번스(미국)와의 거리도 5타로 그리 멀지 않다. 김태훈은 지난해 10월에도 PGA 투어 출전 기회가 있었지만 그때는 국내 투어 타이틀 경쟁에 전념하기 위해 불참했다.



10번 홀부터 돈 김태훈은 첫 두 홀에서 버디·이글로 3타를 줄이며 기분 좋게 출발했다. 11번 홀(파5)에서는 그린 앞 벙커에서 친 세 번째 샷이 쏙 들어갔다. 이후 14번 홀(파3) 보기로 흐름이 끊기는가 했는데 16번 홀(파3·168야드) 7번 아이언 티샷이 핀 앞에 떨어진 뒤 왼쪽 경사를 타고 빨려 들어갔다. PGA 투어 첫 라운드에 홀인원을 작성한 김태훈은 캐디인 아버지의 흐뭇한 미소 속에 수줍게 만세를 불렀다. 홀인원 상품은 제네시스 G80. 지난해 국내에서 우승과 대상 부상(GV80·GV70)으로 받은 2대를 더해 제네시스 자동차만 불과 넉 달 새 3대째를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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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번 홀(파3)에서 홀인원 한 골프볼을 들어 보이는 김태훈. /사진 제공=PGA 투어16번 홀(파3)에서 홀인원 한 골프볼을 들어 보이는 김태훈. /사진 제공=PGA 투어


후반 첫 홀 버디로 5언더파를 만들어 공동 2위까지 올라간 김태훈은 그러나 2~4번 세 홀에서 더블 보기-보기-보기로 4타를 까먹으며 흔들렸다. 티샷이 자꾸만 왼쪽으로 벗어난 탓이 컸다. 하지만 한 라운드에 한두 개 정도의 티샷 난조는 사실 김태훈에게는 자연스러운 일이다. 금세 샷을 가다듬은 김태훈은 8번 홀(파4)에서 330야드 드라이버 샷을 페어웨이에 떨어뜨리고 4m 버디 퍼트를 넣었다.

경기 후 김태훈은 “앞선 2대의 차는 부모님께 드렸는데 이번에 얻는 차는 어떻게 할지 아직 모르겠다”며 “PGA 투어 첫 출전에 이런 특별한 경험을 하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PGA 투어에 따르면 1983년 이후 리비에라CC 백 나인에서 하루 2개의 이글을 기록한 것은 스콧 매캐런, 세르히오 가르시아, 필 미컬슨에 이어 김태훈이 네 번째다.

최장 355야드의 장타를 뽐낸 세계 랭킹 1위 더스틴 존슨(미국)이 세계 1위에 올랐던 브룩스 켑카(미국), 조던 스피스(미국)와 함께 3언더파 공동 12위에 올랐다. 이경훈은 1언더파 공동 34위, 강성훈과 김시우는 이븐파로 출발했다.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와 브라이슨 디섐보(미국)는 각각 2오버파와 4오버파로 주춤했다.

/AFP연합뉴스/AFP연합뉴스


/양준호 기자 miguel@sedaily.com


양준호 기자 migue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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