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가 정부의 자립형사립고 폐지, 유치원 및 초·중등교육의 시·도 이양 정책에 대해 일방적이고 편향적인 정책이라며 철회를 요구하고 나섰다. 또한 “교사 없는 고교학점제는 공염불”이라며 정규교원 확충 등을 촉구했다.
하윤수 교총 회장은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현 정부와 교육청 등이 학교 무시 정책을 강행, 지속하면서 교육과 학교가 무너지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서 “교육 전념을 바라는 학부모, 학생, 교원들의 염원을 수용해 일방?편향 정책을 폐기하고 교육 대전환에 나서 달라”고 정부에 요구했다.
하 회장은 “특정 이념의 교육 카르텔, 도그마 앞에서 교육과 학교가 무너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임기 1년여를 남긴 정권과 정부, 교육감의 교육 독점, 정책 대못박기로 학생과 국가의 미래를 망치고 있다”며 “일방?편향 정책을 즉각 폐기하고 교육 대전환에 나서라”고 밝혔다.
하 회장이 이날 정부에 촉구한 주요 내용은 국가적 학력 진단?지원체계 구축, 고교학점제 대비 위한 정규교원 확충 및 학급당학생수 감축, 유·초·중등 교육의 시·도 이양 전면 중단이다 또한 돌봄사업의 지자체 이관 및 학교 필수공익사업장 지정 입법 추진, 중대재해법 적용대상에서 학교 제외, 자사고 등 폐지 정책 철회, 교육대전환거국비상회의 구성도 제안했다.
이중 학생들의 학력수준 진단 문제와 관련해 하 회장은 “코로나와 비대면 수업으로 학력 격차, 학력 저하가 심화되고 있는데 얼마나 떨어졌는지, 기초학력은 갖췄는지 깜깜이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정부와 일부 교육감에 대해 ”학생의 학력을 객관적으로 진단·지원하는 것조차 일제고사, 한줄세우기로 이념적 프레임을 씌워 터부시하고 있다”며 기간제교사·협력강사 투입 같은 땜질 처방만 반복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하 회장은 “그 사이 학력이 얼마나 떨어졌는지 가늠조차 할 수 없고, 기초학력 부진은 학교부적응, 학업중단으로 이어진다는 점에서 두렵기까지 하다”며 "모든 학생에 대한 국가차원의 진단·평가체제를 구축하고 종합적인 지원대책을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그는 정부의 2025년 고교학점제 전면도입을 위한 교사 확충 및 학급당 학생수 감축도 촉구했다. 정부가 기간제교사 등으로 교원부족을 막겠다고 밝힌데 대해 그는 “기간제교사, 협력강사 등 땜질 수급방안은 과거 실패한 복수담임제, 1교실2교사제 혼란만 재연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고교학점제를 위해 다과목 교사, 외부강사를 활용하겠다는 정부 방침에 대해선 “교사도 없이 학생 맞춤형 진로교육을 하겠다니 공염불”이라며 "정규교원 증원과 학급당 학생수 20명 이하 감축이라는 국가적 책무부터 수행하라”고 비판했다.
초등 돌봄 등의 정책에 대해 그는 “더 이상 학교에 보육을 떠맡겨 교육활동을 침해하고, 학교와 학생을 파업의 볼모로 삼아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런 차원에서 “돌봄은 보육·복지 부처로 일원화 하고 운영 주체를 지자체로 이관하라”, “학교를 필수공익사업장으로 지정하는 노동조합법 개정에 즉시 나서라”고 촉구했다.
하 회장은 최근 제정된 중대재해법에 대해 “학교를 이윤 추구 기업, 사업장과 동일하게 취급해 이중삼중 처벌하는 것은 과도한 입법”이라고 평가했다. 따라서 학교를 적용대상에서 제외하고 학교 건물이나 시설물 안전관리는 교육청이 외부 전문기관과 전담하는 체계를 구축해야야 한다는 게 그의 제언이다.
교육부와 시·도교육청이 추진 중인 자사고 폐지에 대해 하 회장은 "고교체제는 정권과 교육감의 이념에 따라 시행령으로 좌우될 수 없다”고 질타했다. 이어서 “학생에게 다양한 교육기회를 열어주는지, 미래 인재 육성에 부합하는지 국가적 검토와 국민적 합의로 결정하고, 법률에 직접 명시함으로써 헌법이 보장한 교육법정주의를 확립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민병권 기자 newsroom@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