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례적인 혹한이 닥친 미국 텍사스의 한 마트가 정전으로 인해 결제를 할 수 없게 되자 손님들에게 공짜로 생필품을 내어준 사실이 알려져 꽁꽁 언 시민들의 마음을 녹이고 있다. 최근 미국 남부 일부 지역엔 한파 주의보가 발령됐으며, 이례적인 추위로 전력 공급이 끊기기도 해 곳곳에서 정전 사태가 발생하고 있다.
미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지난 16일(현지시간) 텍사스주 린더시에 있는 슈퍼마켓 체인 H-E-B 마트에서 정전이 발생했다. 눈이 잘 내리지 않는 남부 지역 텍사스에 덮친 최악의 한파로 인해 시민들이 쌓인 눈을 겨우 뚫고 비상용 먹거리와 생필품을 사러 나왔지만, 계산대가 먹통이 돼 빈손으로 돌아가야만 하는 상황이 펼쳐진 것이다.
그러나 마트는 현금이 없어 계산하지 못하는 손님들에게 돈을 받지 않고 물건들을 공짜로 가지고 나갈 수 있도록 계산대를 열어줬다. 기저귀, 우유, 과자 등을 높게 쌓은 카트들이 계산대를 그대로 지나가는 모습을 본 한 60살 남성은 눈물을 글썽이기도 했다.
아내와 함께 장을 보러 갔던 팀 헤네시는 페이스북에 당시 상황을 전하면서 카트를 끌고 계산대 앞에 선 손님들에게 직원이 그냥 지나가라고 손짓하며 "조심히 운전해서 귀가하세요"라고 인사했다고 전했다. 헤네시의 페이스북 게시글은 온라인을 뜨겁게 달궜다.
그는 "지난해 말부터 나라에서 정말 많은 일들이 벌어졌다. 분열도 심해지고 여러 일들이 일어났다"면서 "특히 텍사스는 이런 날씨에 대비를 못 한 상태다. 이런 힘든 시기에도 정말 좋은 사람들이 있다"고 말했다. 또 눈이 쌓인 탓에 카트를 앞으로 밀지 못하던 한 할머니를 손님들이 십시일반으로 나서 도와주기도 했다면서 "모두가 서로를 돕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또 다른 손님은 현지 지역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당시 줄을 서 있던 도중 정전이 발생해 생필품을 사지 못할 줄 알았다면서 마트 덕분에 4살 아들을 위한 음식 등을 구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해당 마트는 WP의 문의에 답하지 않았지만, H-E-B 마트의 공식 트위터 계정을 통해 헤네시의 게시글 내용이 사실이냐고 묻는 한 네티즌에게 "사실입니다"라고 답했다.
/박신원 인턴기자 shin01@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