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동향

빚투·영끌…가계 빚 1,726조 넘었다

작년 4분기 가계 신용 잔액 7.9% 늘어…1년새 125.8조나 급증

대출發 금융리스크 갈수록 커져





우리나라 가계가 진 빚이 사상 처음 1,700조 원을 넘어섰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기 속에서 부동산·주식 가격이 급등하자 빚을 내서라도 투자에 뛰어드는 움직임이 나타났기 때문이다. 신용대출을 포함하는 기타 대출 증가 규모가 역대 최대를 기록하는 등 급증하는 가계 빚에 금융 리스크는 갈수록 커지는 양상이다.

23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가계 신용(잠정)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말 기준 가계 신용 잔액은 1,726조 1,000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9% 증가했다. 가계 신용은 은행, 보험사, 대부업체, 공적 금융기관 등 금융기관에서 받은 대출에 결제 전 카드 사용 금액(판매 신용)까지 포함한 포괄적인 가계 빚을 의미한다.



가계 신용은 지난해 4분기 금융 당국의 대출 규제에도 전기 대비 44조 2,000억 원이 증가했다. 2016년 4분기(46조 1,000억 원)와 2020년 3분기(44조 6,000억 원)에 이은 역대 세 번째 수준이다. 지난해 하반기에만 90조 원에 가까운 빚이 늘어난 셈이다. 지난해 연간 증가 규모는 125조 8,000억 원으로 정부가 나서서 빚내서 집을 사라고 권유했던 2016년(139조 4,000억 원) 이후 최대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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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계 신용 대부분을 차지하는 가계대출은 지난해 4분기 44조 5,000억 원이 증가해 연간 기준으로 125조 6,000억 원 늘었다. 이 역시 2016년(131조 9,000억 원) 이후 역대 두 번째 수준이다. 가계대출 중에서도 주택담보대출은 67조 8,000억 원 증가해 2015년과 2016년에 이어 역대 세 번째로 크게 늘었다. 신용대출을 포함한 기타 대출은 지난해 57조 8,000억 원 늘어나면서 2003년 통계 작성 이후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주택 매매 거래량이 늘어나면서 관련 대출이 증가했을 뿐 아니라 주식 투자 수요와 코로나19에 따른 생활 자금 수요가 겹치면서 대출 규모가 늘었다는 설명이다.

신용카드 이용액을 보여주는 판매 신용은 연간 2,000억 원 늘어나는 데 그치면서 2019년(5조 6,000억 원) 대비 큰 폭으로 줄었다. 코로나19 확산과 이에 따른 사회적 거리 두기 등으로 소비가 위축되자 여신 전문 회사를 중심으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날 한은은 국회 업무보고에서 “코로나19 대응 과정에서 경제주체들의 부채가 크게 증가하는 등 잠재 리스크가 다소 증대됐다”고 평가했다.

/조지원 기자 jw@sedaily.com


조지원 기자 jw@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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