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경기지사가 주장하고 있는 기본소득제와 관련해 여권에서 논쟁이 끊이질 않고 있다.
김경수 경남지사는 지난 22일 이 지사를 겨냥, “‘기승 전 기본소득’만 주장하면 정책 논의를 왜곡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이 지사는 “‘기승 전 경제’로 원팀이 되자”며 화합의 제스처를 보였다.
그러나 김 지사는 24일에도 이 지사의 기본소득 주장에 대해 재차 “시기상조”라고 지적하며 냉랭하게 반응했다. 김 지사는 이날 오전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기본소득은 시기상조라 더 지켜봐야 한다”며 “한정된 예산을 가지고 어디에 먼저 투자할지가 정책 아니냐. 지금 기본소득 찬반 논란이 펼쳐지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날을 세웠다.
그러면서 “(이 지사가 제안한)연 50만원이면 연간 26조원”이라며 “우리나라 R&D 예산이 21조원이고, 기초수급자들에게 주는 예산이 13조원, 노인기초연금이 14조원”이라고 상황을 짚었다. 이어 “26조원으로 1인당 월 4만원씩 뿌릴 거냐, 15조원으로 현재 월 30만원밖에 못 드리는 노인연금을 2배로 드릴 거냐, 어떤 게 더 급한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내년 대선 출마를 선언한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이날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불공정의 뿌리는 복지 및 사회적 지원체계가 ‘소득’ 중심으로 기준이 정해진 것”이라며 “자산을 배제하고 대부분 소득만 기준 삼아 대상을 선정하고, 지원하는 우리나라 체계 때문에 이 같은 불평등과 모순이 발생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기본소득 논란을 비롯해 과거 747공약, 소득주도성장 정책 등은 소득을 중심으로 사고하는 공급자 편의의 정책으로 평가할 수 있다”며 “미래 세대의 불평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그동안 정치권에서 외쳐온 소득중심의 사고방식을 바꿔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이 지사와 가까운 한 의원은 “정세균 총리,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 김 지사가 다 기본소득을 견제하는데 지지율은 더 오르고 있지 않으냐”며 “기본소득에 대한 논쟁이 이어질수록 오히려 기본소득에 대한 국민들의 이해가 높아지며 지지를 받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강지수 인턴기자 jisukang@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