짜장면, 설탕에서 김밥, 카레, 커피까지 한국사를 바꾼 아홉 가지 음식에 대한 이야기 책이다. 문화사, 생활사적 성격을 갖는 각 음식이 한반도로 유입돼 한국인의 입맛을 사로잡은 과정을 추리 소설처럼 풀어냈다.
아홉 가지 음식은 모두 일제 강점기에 수용됐다는 공통점을 지닌다. 유입 초기엔 일본과 서구의 음식 문화 영향을 깊이 받았지만 한국인에게 수용된 이후로 철저한 현지화를 거쳐 외부 유입의 흔적이 지워졌다. 군 막사에서 유래해 민간으로 퍼졌거나 대중화 과정에 국가의 적극적인 개입이 있었으나, 서민들의 소득 수준이 높아진 후엔 조금씩 경원시됐다. 음식의 흥망성쇠가 근대사의 변천과 궤를 같이 하는 것이다. 1만6,000원.
/정영현 기자 yhchung@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