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일반

우리 사회에 숙제 던진 '성전환 강제전역' 변희수 전 하사의 죽음

국가인권위원회가 군 복무 중 성전환 수술을 받은 변희수(23) 전 육군 하사의 강제 전역 처분이 부당하다며 처분 취소를 권고한 것으로 뒤늦게 밝혀졌다. 사진은 2020년 1월 군의 강제 전역 조치에 대한 입장을 밝힌 뒤 거수경례 하는 변 전 하사의 모습. /연합뉴스


성전환수술 뒤 강제 전역 처분을 받고 법정 소송을 진행하던 변희수 전 육군 하사가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났다.



여성으로서의 성적 정체성을 찾은 뒤에도 군 복무를 계속하고 싶어 하던 변 전 하사의 사망은 성 소수자의 군복무 허용 등 우리 사회에 많은 논쟁거리를 남겼다.



변 전 하사의 강제 전역 조치는 군인사법과 그 시행규칙 제53조 1항 '장교·준사관 및 부사관의 심신장애로 인한 전역·퇴역 또는 제적의 기준' 등에 입각한 결정이라고 육군은 설명한다. 군인사법 시행규칙은 심신장애의 정도가 1∼9급 사이에 해당하고 그 심신장애가 비전공상으로 생겼을 때 전역심사위의 심사를 거쳐 퇴역 또는 제적을 시키도록 하고 있다. 변 부사관은 성전환수술 이후 받은 의무조사에서 음경 상실과 양측 고환 결손 등 2가지 사유로 장애 3급 판정을 받았다. 수술 결과에 따른 그의 성별 변화 인정 여부 등이 강제 전역 결정에서 고려 사항이 아니었으며 수술에 따른 신체적 변화를 '심신장애'로 판단해 전역을 결정했다는 뜻이다.

특히 변 전 하사의 사망으로 성 소수자의 군 복무 허용 문제와 연결되면서 군의 조치와 성전환자의 군 복무에 대한 찬반 논란이 거세질 전망이다.

한편 남자로 태어난 변 전 하사는 2017년 기갑병과 전차승무특기로 임관해 경기 북부의한 부대에서 부사관으로 복무했다. 그는 전차조종수로서 군 임무 수행에는 아무 문제가 없었지만, 국군수도병원에서 진료를 받는 등 성 정체성 문제로 갈등을 겪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2019년 11월 국외 휴가 승인을 얻어 태국으로 가서 남성에서 여성으로 성전환 수술을 받고 돌아온 그는 공식적인 성별을 남성에서 여성으로 바꾸려고 관할 법원에 성별 정정 허가를 신청하는 한편 군 복무 지속을 희망했다. 그러나 변 전 하사는 군 병원에서 신체적 변화에 대한 의무조사를 받았고, 군 병원은 '심신장애 3급' 판정을 내렸다. 이에 시민단체 군인권센터는 군에 남성의 성기를 상실했다는 이유로 심신장애라 판단하지 말 것과 전역심사전역심사기일을 법원의 성별 정정 결정 이후로 연기해달라고 요청했으나, 군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센터는 군의 반려 조치가 인권침해라며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을 제기, 인권위는 지난해 1월 21일 변 하사의 전역심사위원회 개최를 연기하도록 육군참모총장에게 권고했다. 하지만 육군은 이튿날 예정대로 전역심사위를 열고 "군인사법 등 관계 법령상의 기준에 따라 계속 복무할 수 없는 사유에 해당한다"며 전역을 결정했다. 결국 변 전 하사는 같은 달 23일 새벽 0시부터 민간인이 됐고 창군 이래 최초의 성전환 수술 군인의 복무는 이뤄지지 않게 됐다.

/박우인 기자 wipar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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