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가평에서 반려견과 산책을 나섰던 한 남성이 입마개와 목줄을 착용하지 않은 '맹견' 로트와일러의 공격을 받아 크게 다치는 사건이 발생한 가운데 동물훈련사 강형욱씨가 "조사를 받고 죄에 맞는 벌를 받기를 바란다"고 사고를 일으킨 맹견 견주를 향해 날선 비판을 내놨다.
강씨는 5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이번 사건 기사를 공유한 뒤 "어린아이라도 옆에 있었다면 정말 끔찍한 일이 생겼을 것"이라며 "저는 개를 좋아한다. 이 일을 하는 근본적인 이유는 그들을 좋아하기 때문"이라고 적었다.
그러면서 강씨는 "하지만 이런 행복을 망친다면 더 이상 좋아할 수 없다"며 "그것이 개이든 사람이든 말이다"라고도 했다.
강씨는 또한 "피해자를 공격하게 방치한 로트와일러 보호자를 찾고, 로트와일러를 그렇게 키웠고 그런 사고를 만든 보호자(가해자) 로부터 로트와일러를 분리시켜야 한다"면서 "가해자(로트와일러 보호자)는 조사를 받고 죄에 맞는 벌을 받기를 바란다"고 했다.
아울러 강씨는 "로트와일러는 격리시설(보호소)로 인계된 후, 적절한 성향 평가를 한 뒤 다시 원 보호자에게 갈지, 다른 보호자를 찾을지, 평생 보호소에 있을지, 아니면 안락사를 할지 결정했으면 좋겠다"고 상황을 짚었다.
여기에 덧붙여 강씨는 "물린 보호자님과 반려견이 빨리 회복되시기를 바란다"며 "범인은 꼭 잡히기를 바란다"고 했다.
앞서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전날 '맹견사고 도와주세요'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글 내용을 보면 작성자는 "지난달 28일 오후 6시쯤 경기 가평군 청평면 대성리 한강 9공구에서 산책 도중 목줄과 입마개를 안 한 로트와일러에게 저와 제 강아지가 공격당했다"면서 "죽일 듯이 달려오는 로트와일러를 보고 강아지를 안고 도망가려 했으나 순식간에 밀쳐져 바닥에 넘어졌다"고 당시 아찔했던 상황을 전했다.
작성자에 따르면 강아지는 순식간에 로트와일러에게 배를 물렸고, 떼어내는 과정에서 작성자 역시 얼굴과 손 등을 물려 크게 다쳤다.
글과 함께 작성자가 올린 사진에는 다리와 배 부위의 살이 패이는 부상을 입은 강아지와 얼굴을 심하게 다쳐 피를 흘리고 있는 작성자의 모습이 담겼다.
이에 대해 작성자는 "로트와일러 견주는 바로 뒤쫓아 달려왔으나 줄과 입마개를 하지 않은 자신의 개를 제어하지 못했다"면서 "겨우 떨어져 나온 저는 강아지를 안전한 곳으로 데려가야 한다고 판단해 자동차로 이동했고 10~15분 뒤 다시 사건 장소에 갔으나 견주는 자신의 개와 도주한 후였다"고 했다.
그러면서 작성자는 "다른 피해자가 발생하지 않도록 꼭 잡고 싶다"면서 "견주는 30대에서 40대 초반 남성으로 보였으며 키는 175cm가량에 마른 체형이다. 산책 중에 보셨거나 그 근처에서 로트와일러를 키우는 사람을 아시는 분은 제보 부탁드린다"고도 썼다.
이번 사건과 관련, 작성자는 현재 가평경찰서에 사건을 접수했으며 담당 형사가 배정된 상태라고 했다.
이같은 사연이 전해지면서 네티즌들의 공분도 갈수록 커지고 있다. 네티즌들은 "반드시 잡아서 강력한 처벌을 해야한다", "개가 사람을 공격했을 때 견주가 의무를 다하지 않으면 징역에 처해야 한다", "교통사고를 내고 뺑소니친 거나 다름없다" 등의 의견을 이어가고 있다.
한편 지난해 7월에도 대표적인 ‘맹견’으로 꼽히지만 ‘입마개’를 착용하지 않은 로트와일러가 주인과 산책을 하던 소형견 스피츠를 공격해 물어죽이는 일이 발생했다.
당시 로트와일러 견주의 처벌을 촉구하는 청와대 국민청원까지 올라오는 등 공분이 확산한 바 있다.
로트와일러는 동물보호법상 농림축산식품부가 지정한 맹견이다. 외출시 목줄과 입마개를 의무적으로 착용해야 하며 이를 어길시 최대 300만원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김경훈 기자 styxx@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