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서 컴퓨터단층촬영(CT), 엑스레이(X-ray) 촬영 등 의료 방사선 검사를 받는 횟수가 늘어나면서 방사선 피폭량이 4년 사이 20~25%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해외보다 높은 수준으로 피폭량을 낮추기 위해 환자와 종사자들의 촬영 횟수 조절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질병관리청은 지난해 정책연구용역(경희대학교 김광표 교수)으로 2016년부터 2019년까지 4년간 의료기관 등에서 진단·중재시술을 목적으로 하는 의료방사선 건수 및 피폭선량 조사 결과를 8일 발표했다. 이번 조사 대상은 건강보험심사평가원, 국민건강보험공단, 대한결핵협회, 교육부, 군 의료기관 등이다.
조사 결과 국민의 연간 진단용 의료방사선 검사 건수는 2016년 3억1,227만9,177건에서 2019년 3억7,414만8,371건으로 4년간 20% 가량 증가했다. 연간 평균 약 6.2% 늘어난 수치다.
의료방사선 검사를 받으면 이로 인한 피폭선도 증가한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연간 피폭선량은 2016년 10만520man·Sv(맨·시버트)에서 2019년 12만5,388man·Sv로 4년간 약 25% 늘었다. 매 해 7.6%씩 증가한 것.
맨·시버트는 다수의 사람이 피폭되는 경우 그 집단의 개인피폭방사선량 총합으로 국내에서 국민 1인당 연간 의료방사선 평균 검사 건수는 2016년 6.1건에서 2019년 7.2건, 피폭선량은 2016년 1.96 mSv에서 2019년 2.42 mSv로 증가하는 추세다. 이는 미국 1.88 mSv, 2014년 유럽연합 36개국 평균 0.97 mSv(0.25 mSv∼ 1.96 mSv)를 넘어서는 수치다. 유럽 주요 국가의 피폭선량은 벨기에 1.96 mSv, 독일 1.67 mSv, 핀란드 0.45 mSv, 영국 0.39 mSv 등으로 국내와 현격한 차이가 난다.
특히 전체 검사 건수 중 일반 엑스레이촬영은 전체의 71.6%( 2억6,800건, 1인당 5.2건)으로 를 차지했으며 CT촬영은 총 건수가 3.2%(1,192만건, 1인당 0.2건)에 불과했지만 피폭선량에서는 CT촬영의 피폭선량이 38.7%(4만8,600 man·Sv, 1인당 0.94 mSv)로 가장 많았다. 일반 엑스레이촬영은 28.6%(3만5,900 man·Sv, 1인당 0.69mSv)로 뒤를 이었다.
질병관리청은 “국민의료방사선 피폭선량을 낮추기 위해 ‘의료영상진단 정당성 가인드라인’을 마련해 의료기관 등에 안내하고 있다”며 “앞으로 전문가 의견수렴 및 관계기관 협조를 통하여 국민(환자)과 의료방사선 관련 종사자의 안전관리를 강화하기 위한 장단기 대책을 마련하여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국민의료방사선 건수 및 피폭선량 현황 보고서는 질병관리청 누리집에서 확인할 수 있다.
/서지혜 기자 wise@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