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동향

3기 신도시, 기획부동산에도 먹잇감…지분거래 절반 넘어

■ 본지, 고양 창릉 등 4곳 토지거래 분석

발표 전 지분쪼개기로 수십명 매수

미리 정보 얻은 외부 세력 몰린 듯

고양 창릉지구 전경./서울경제DB고양 창릉지구 전경./서울경제DB




“고양 창릉지구는 서울이랑 붙어 있는 곳이라 신도시 발표 전에도 외지인 투자가 활발하기는 했는데 신도시 발표 즈음에 거래가 늘었습니다. 특히 지분 거래는 평소보다 20~30% 정도 증가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고양 창릉 신도시 인근 B 공인)



투기 의혹이 불거진 3기 신도시가 기획부동산의 먹잇감이 됐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지구 지정 전에 기획부동산으로 의심되는 지분 거래가 급증한 것이다. 일부 지역의 경우 지분 거래 비율이 51%에 달하고 있다. 실제로 3기 신도시 일대 중개업소 관계자들은 ‘신도시 발표 즈음 지분 거래가 급증했다’고 입을 모았다.

9일 서울경제가 토지 정보 업체 밸류맵에 의뢰해 고양 창릉, 부천 대장, 남양주 왕숙, 하남 교산 등 4곳 신도시 토지 거래 건수를 분석한 결과 신도시 발표 전 지분 거래 비중이 절반에 육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는 신도시가 속한 읍면동 지역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세부적으로 보면 지난 2018년 12월 지정된 하남 교산의 경우 2017년부터 발표 직전인 2018년 11월까지 591건의 거래가 이뤄졌다. 이 가운데 지분 거래는 305건으로 비중이 51.6%에 달했다. 교산 신도시 인근 K 중개업소 관계자는 “듣기로는 이 일대 땅을 수십 명이 지분 쪼개기로 샀다는 이야기도 있다”며 “사전에 정보를 얻은 후 매수한 ‘투기’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하남 교산과 함께 발표된 남양주 왕숙 신도시에서도 같은 기간 지분 거래 비중이 42.1%에 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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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다음 해인 2019년 신도시로 지정된 고양 창릉과 부천 대장 신도시에서도 비슷한 흐름이 나타났다. 이들 신도시는 2019년 5월 초 3기 신도시 계획에 포함됐는데 2018년 1월부터 발표 직전인 2019년 4월까지의 토지 거래를 봤더니 고양 창릉의 지분 거래 비중이 40.8%, 부천 대장의 경우 15.7%로 집계됐다.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왼쪽 두번째)이 9일 국회에서 열린 국토교통위원회 전체회의에서 허리숙여 사과하고 있다./권욱기자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왼쪽 두번째)이 9일 국회에서 열린 국토교통위원회 전체회의에서 허리숙여 사과하고 있다./권욱기자


전문가들은 3기 신도시 지정 직전 지분 투자가 활발했던 정황을 두고 ‘기획부동산이나 대토보상을 노린 투기일 수 있다’는 관측을 내놓았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지분 쪼개기 거래는 투기의 전형적인 방법”이라며 “신도시로 지정되기 전 지분 거래가 많았다는 것은 그만큼 외지인들의 부동산 투기가 많았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양지윤 기자 yang@sedaily.com, 권혁준 기자 awlkwon@sedaily.com


양지윤 기자 yang@sedaily.com·권혁준 기자 awlkwo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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