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추행 의혹으로 사면초가에 처한 미국 민주당 소속 앤드루 쿠오모 뉴욕 주지사가 한국계 연방검사 출신 변호사의 수사를 받게 됐다.
AP통신에 따르면 8일(현지 시간) 러티샤 제임스 뉴욕주 법무장관 겸 검찰총장이 성명을 통해 지난 2017∼2018년 약 10개월간 뉴욕남부지검의 지검장을 대행한 준 김(49·한국명 김준현·사진)과 앤 클라크 변호사를 이번 사건에 대한 독립적 수사를 이끌 책임자로 발탁했다고 밝혔다.
김 전 지검장 대행은 검찰총장 사무실이 배포한 성명을 통해 “철저하고 공정한 수사를 요구하는 심각한 혐의들”이라며 “우리는 분별력 있게 행동하고 어느 곳이든 사실관계가 이끄는 대로 따라가겠다”고 말했다.
블룸버그 통신은 김 전 지검장 대행의 발탁이 뉴욕 내 복잡한 민형사 사건을 다뤄온 그의 오랜 경험에 비춰볼 때 이번 수사의 심각성을 시사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미국에서 한인 2세로 태어난 김 전 지검장 대행은 스탠퍼드대와 하버드대 법학대학원을 거쳐 2000년 뉴욕남부지검에서 연방검사로 첫발을 뗐다.
2014년 형사부장을 거쳐 1년 뒤 부검사장으로 승진했으며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첫해인 2017년 3월 프리트 바라라 전 지검장이 전격 해임된 후부터 2018년 1월까지 뉴욕남부지검의 1인자 자리를 대행했다.
그는 특히 대행 시절인 2017년 10월 31일 핼러윈데이에 극단주의 무장세력 이슬람국가(IS) 추종자가 자행한 ‘맨해튼 트럭 테러’ 수사를 지휘하면서 언론의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그는 연방검사 시절 꼼꼼하면서도 유머 감각이 있는 것으로 정평이 나 있었다고 AP 통신이 전했다. 블룸버그 통신은 그가 내부자 부당 거래 및 증권 사기를 포함, 수사 경험이 풍부하며 연방검사 시절 사이버 범죄에서 테러리즘에 이르기까지 휘하에 220명의 인력을 거느렸다고 보도했다.
김 전 지검장 대행은 2018년 4월 공직을 떠나 연방검사가 되기 전부터 인연을 맺었던 유명 로펌 '클리어리 가틀립 스틴 앤드 해밀턴'으로 자리를 옮겼다.
쿠오모의 정치생명을 좌우할 칼자루를 쥐게 된 그는 이미 현직 연방검사 시절 쿠오모의 ‘수족’들을 사법 처리한 바 있다. 그는 쿠오모 주지사의 핵심 참모 중 한 명인 조지프 페르코코를 뇌물 수수 혐의로 감옥에 보냈다. 또 대규모 경제개발 사업인 ‘버팔로 첨단 기술 건설 프로젝트’ 관련 수사를 통해 쿠오모 주지사가 경제 권위자라고 추켜세웠던 알랭 칼로예로스에 대해 금융 사기 등 혐의로 유죄 선고를 끌어냈다.
/곽윤아 기자 ori@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