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경의 강경 진압으로 수많은 미얀마 시민들의 희생이 발생하고 있는 가운데 현지에서 반중감정이 위험수위에 달하고 있다.
이는 중국이 군부 쿠데타에 대항하다 목숨을 잃은 미얀마 시민들의 희생은 외면한 채 자국 기업과 국민의 안전만 우선시하는 입장을 취한 데 대한 반감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15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미얀마 주재 중국대사관이 전날 발생한 흘라잉타야의 의복공장 화재와 관련해 정부 당국에 폭력행위 엄단 및 가해자 처벌을 촉구하는 성명을 내자 이를 비판하는 댓글이 대사관 페이스북에 달리고 있다. 댓글은 미얀마어로 쓰여있으며, 절반가량인 2만9,000여 개에는 중국 정부를 비웃기라도 하듯 웃는 얼굴의 이모티콘이 달렸다.
시위를 이끄는 활동가인 에이 틴자 마웅은 페이스북에 "당신들이 이곳에서 사업을 하고 싶다면 미얀마 시민들을 존중해야 한다"면서 "힘내라, 흘라잉타야. 우리는 당신들이 자랑스럽다"고 적었다.
미얀마 주재 중국대사관은 화재 발생 직후 성명을 내고 "미얀마에 모든 폭력 행위를 중단할 보다 효과적인 조처와 가해자 처벌을 촉구한다"며 정부 당국이 중국 기업 및 인사들의 생명과 재산을 보장할 것을 요구했다. 중국대사관은 또 화재 당시 정체가 확인되지 않은 사람들의 공격으로 많은 중국인 직원이 다쳤다고 주장했다.
현지 매체인 이라와디에 따르면 14일 오후 최대도시 양곤의 흘라잉타야 산업단지에 위치한 의복 공장 2곳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이 중 한 곳은 중국계 자본이 투입된 의류 공장으로 2018년 사업 등록을 마쳤다. 다른 한 곳은 대만이 투자한 신발 공장이다.
중국 관영매체인 중국국제텔레비전(CGTN)은 오토바이를 탄 20여 명이 쇠막대, 도끼와 가솔린을 들고 단지 내로 침입해 정문과 창고에 불을 질렀다고 보도했다. 흘라잉타이 산단 측은 현재 화재 원인을 조사 중이다. 이라와디는 지난 14일 흘라잉타야에서 군부 쿠데타를 규탄하는 시위가 벌어졌으며 군경의 유혈진압으로 참가자 중 최소 3명이 숨지고 5명이 다쳤다고 전했다.
한편 중국은 공식적으로 미얀마 군부 쿠데타를 ‘내정(internal affair)’이라고 간주하면서 미국 등 서방국들과는 다른 입장을 보이고 있다. 이로 인해 주미얀마 중국 대사관 앞에서는 군부에 대한 지지를 철회하라는 시민들이 항의 시위가 연일 벌어지는 등 반중감정이 나날이 커지고 있다.
/박예나 인턴기자 yena@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