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프트웨어(SW) 개발자로 취업하고 싶어도 경제적 어려움으로 좌절하는 취업 준비생들이 적지 않아요. 개발자 교육을 먼저 받고 취업 후 수강료를 갚아나가는 ‘선교육, 후상환’ 방식이 청년들의 구직 기회를 넓혀줄 것입니다.”
코딩 교육 스타트업 코드스테이츠의 김인기(30·사진) 대표는 15일 서울경제와의 인터뷰에서 “정보기술(IT) 인재에 대한 선투자로 취준생, 교육 업체, 채용 기업 모두에 도움이 되는 ‘윈윈’ 모델을 확대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코드스테이츠는 IT 개발자를 양성하고 업체 취업까지 연결해준다. 대부분의 직업 학원과 다른 점은 22~30주 안팎의 교육 기간 중 수강료가 한 푼도 들지 않는 것이다. 대신 취업 후 연봉이 3,000만 원을 넘으면 2년간 매달 소득의 12~17%를 상환해야 한다.
김 대표는 “IT 분야에 도전하는 청년들은 비용 부담 없이 교육받고 기업들은 개발자 부족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며 “특히 취업 후 수강생의 소득을 공유하기 때문에 교육의 질에 더욱 공을 들인다는 점에서 교육 업체와 학생 간 이해관계가 일치한다”고 말했다.
코드스테이츠가 지난 2016년 선교육 후상환 방식을 도입한 후 부트캠프(인력 양성 프로그램)를 거쳐간 수강생은 줄잡아 1,200여 명에 이른다. 코드스테이츠는 비프로컴퍼니·트레바리·럭스로보 등 국내 IT 기업 179곳과도 제휴를 맺고 있다. 수료생들은 제휴 기업에 채용되거나 국내 중대형 IT 업체로도 취업하고 있다.
그는 “지난해 수료 후 6개월 내 취업률이 90%에 달했다”며 “수강생 중 프로그래밍을 배운 적이 없는 ‘문과’ 출신들이 60%에 달하는데 이들도 취업 실패의 좌절을 딛고 재도전에 성공하는 사례가 나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교육 프로그램은 SW엔지니어링, 인공지능(AI), 데이터 기반 구매 촉진(그로스 마케팅), 프로덕트매니저(PM) 등이다. 김 대표가 추구하는 교육 방식의 핵심은 현장 중심의 자기 주도 학습이다. 그는 “제휴 기업의 현장 프로젝트를 가져와 수강생이 직접 참여하고 성과물을 만들어내는 과정에 초점을 두고 있다”며 “비전공자도 낙오자 없이 도전의 기회를 주고 채용하는 기업의 신뢰를 높이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김 대표도 ‘비전공자’ 출신의 엔니지어다. 경희대 문화관광콘텐츠학과를 중퇴한 그는 미국으로 건너가 개발자 양성 학교인 ‘핵 리액터’에서 SW엔지니어링 과정을 마쳤다. 그곳에서 실전형 교육의 중요성을 깨달은 그는 실리콘밸리의 부트캠프들이 운영하는 ‘소득 공유’ 모델을 들여와 2015년 코드스테이츠를 창업했다. 2019년 교육과정을 모두 원격으로 전환했는데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수강생들이 급증했다. 그는 “올 들어 2개월 동안 수강 신청자가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3배 이상 늘었다”며 “최근 IT 업계의 연봉 인상 등 개발자에 대한 우대가 갑작스러운 현상으로 비쳐지고 있지만 IT 인력 문제가 심각한 만큼 기업들의 인식이 크게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김 대표는 올해 수강생을 현재의 3배인 1,500명까지 늘리고 브랜드 인지도도 끌어올릴 계획이다. 그는 “사람에 먼저 투자해 가치를 높이고 성과를 나눠 갖는 ‘휴먼캐피털’ 기업으로 성장하고 싶다”며 “다른 교육기관·기업들과 함께 개발자 교육 협업 모델을 꾸준히 만들어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현욱 기자 hwpark@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