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스포츠 스포츠

토트넘 '손'도 못쓰고 전직 K리거에 깨졌네

전남·울산서 뛰었던 오르시치

0대2 끌려가다 3골 몰아넣어

자그레브 유로파 첫 8강 진출

BBC "손흥민 부상 공백 컸다"

디나모 자그레브의 공격수 미슬라브 오르시치(가운데)가 19일 UEFA 유로파리그 16강 2차전에서 두 번째 골을 넣은 뒤 포효하고 있다./자그레브=AP연합뉴스디나모 자그레브의 공격수 미슬라브 오르시치(가운데)가 19일 UEFA 유로파리그 16강 2차전에서 두 번째 골을 넣은 뒤 포효하고 있다./자그레브=AP연합뉴스




K리그 출신 미슬라브 오르시치(29·크로아티아)가 토트넘의 우승 꿈을 무너뜨렸다.

오르시치는 19일(한국 시간) 크로아티아 자그레브의 막시미르 스타디움에서 열린 토트넘(잉글랜드)과의 2020~2021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 16강 2차전 홈 경기에서 혼자 3골을 몰아넣어 디나모 자그레브(크로아티아)의 3 대 0 완승을 이끌었다. 지난 12일 1차전 원정에서 0 대 2로 져 탈락 확률이 높았던 자그레브는 오르시치의 해트트릭 ‘원맨쇼’를 앞세워 대역전 드라마를 썼다. 1·2차전 합계 3 대 2로 앞선 자그레브는 창단 첫 유로파 8강 진출의 역사를 썼다.



오르시치는 국내 팬들에게 익숙한 선수다. ‘오르샤’라는 등록명으로 K리그에서 네 시즌을 뛰며 101경기 28골 15도움을 올린 정상급 공격수였다. 2015년 전남 드래곤즈에 입단해 두 시즌 동안 14골 11도움을 기록한 오르시치는 이후 잠깐 중국 슈퍼리그를 거친 뒤 2017년 K리그로 돌아와 울산 현대 소속으로 38경기 10골 3도움을 남겼다. 2018 시즌 중 자국 리그 최강 팀 자그레브로 떠난 뒤로는 지난 시즌 유럽 최고 무대인 UEFA 챔피언스리그 조별 리그 아탈란타(이탈리아)전에서 해트트릭을 작성하기도 했다.

관련기사



오르시치는 2년 전 챔스 준우승 팀인 토트넘을 상대로도 거침없이 골 망을 갈랐다. 후반 17분 오른발 감아 차기에 이어 후반 38분에는 낮은 크로스를 오른발 논스톱 슈팅으로 마무리했다. 이어 연장 후반 1분에 하프 라인에서부터 3~4명을 제친 뒤 오른발 중거리 슈팅을 꽂아 넣는 환상적인 장면으로 대미를 장식했다. 메이저 유럽 대회에서 두 차례 해트트릭을 작성하며 구단 사상 최초의 기록을 쓴 오르시치는 “모두가 한몸이 돼 잊을 수 없는 경기를 만들었다. 오늘 밤 우리 팀 모두가 영웅”이라며 감격했다.

0 대 0으로 전반을 마칠 때만 해도 8강행이 유력해 보였던 토트넘은 주포 해리 케인의 결정적인 슈팅 세 개가 모두 상대 골키퍼 도미니크 리바코비치의 선방에 막히면서 눈앞의 티켓을 놓치고 말았다. BBC는 “(지난 15일) 햄스트링 부상을 입은 손흥민의 공백이 컸다”고 평가했다.

조제 모리뉴 토트넘 감독은 “우리 팀은 오늘 중요한 경기를 치르는 것처럼 보이지 않았다. 선수들은 두 번째 골을 내주고야 우리가 위험에 처했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말했다. 최근 조란 마미치 감독이 횡령 혐의로 실형을 선고받고 사임하면서 자그레브는 급한 대로 수석 코치를 사령탑에 앉히고 모리뉴의 토트넘을 상대했다.

/양준호 기자 miguel@sedaily.com


양준호 기자 miguel@sedaily.com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