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용인 '반도체클러스터 부지'에 묘목 빼곡히, 그 곳은

주민대책위 "200여건 투기의심 정황 확인"

부동산업계 "사업부지 지정 전 외지인 몰려"

어린 향나무 묘목 250여 그루가 빼곡히 심겨 있는 경기 용인시 처인구 원삼면의 120평 규모 토지. /연합뉴스어린 향나무 묘목 250여 그루가 빼곡히 심겨 있는 경기 용인시 처인구 원삼면의 120평 규모 토지. /연합뉴스




경기 용인시 처인구 원삼면의 120평 규모 토지에는 30∼40㎝ 크기의 어린 향나무 묘목 250여 그루가 빼곡히 심겨 있었다. 반도체클러스터 사업지구로 지정된 이 곳은 지난 18일 해당 사업부지에 거주하는 주민들로 구성된 원삼주민통합대책위가 LH(한국토지주택공사) 직원의 투기 정황을 제기한 곳이다. 묘목들은 한 그루도 시들지 않아 그동안 꾸준한 관리가 이뤄진 듯 보였다. 인근 주민들은 농사도 짓지 않고 묘목만 심어둔 곳은 해당 토지가 유일해 눈여겨보고 있었다고 증언한다.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는 처인구 원삼면 일원 416만㎡에 사업비 1조7,903억 원을 들여 차세대 메모리 생산기지를 구축하는 사업이다. SK하이닉스가 이곳에 약 122조 원을 투자할 것으로 알려진 2018년 하반기부터 땅값이 30∼40% 급등하고, 소위 '떴다방'도 생겨났다.

LH 일부 직원의 땅 투기 의혹이 확산하자 최근 원삼주민통합대책위는 "2017∼2019년 반도체클러스터 사업 부지인 원삼면 일대 토지 거래명세 600건의 등기부등본을 살펴본 결과 200여건의 투기의심 정황을 확인했다"며 "이 중 LH직원으로 의심되는 거래 30건, 시청 공무원과 사업 시행사측 직원으로 의심되는 거래 20건을 추렸다"고 밝혔다.

18일 오후 반도체클러스터 산업단지가 들어설 경기도 용인시 처인구 원삼면 일대 모습. /연합뉴스18일 오후 반도체클러스터 산업단지가 들어설 경기도 용인시 처인구 원삼면 일대 모습. /연합뉴스



19일 대책위 관계자는 “LH 직원들의 투기 의혹은 아직 시민들의 자발적 조사 차원에서 드러난 것이기 때문에 수사기관의 조사 이후 명백한 사실이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며 "수사 의뢰 여부는 이번주 일요일 대책위원회를 거쳐 최종 결정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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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삼면은 2019년 3월 29일 사업 부지로 확정되기 이전부터 사업 예정지의 경계와 토지이용계획 등이 담긴 도면이 시중에 나돌면서 이 정보를 활용한 투기 의혹이 꾸준히 제기돼왔던 곳이다. 인근의 공인중개사들은 수년 전 사업 예정지를 표시한 도면이 유출됐다는 소문이 돌던 2018년 경부터 외지인의 해당 지역 토지 매매가 증가했다고 전했다.

백군기 용인시장은 지난 18일 긴급 온라인브리핑을 열고 시청과 용인도시공사 직원 4,817명에 대한 전수조사를 벌였다고 밝혔다. 이를 통해 사업부지 관련 토지를 취득한 6명을 확인했고, 이 중 투기 의심 정황이 있는 3명에 대해서는 경찰에 수사를 의뢰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용인시는 사업부서 근무 이력 직원(358명)과 배우자, 직계존비속, 형제·자매 등 2,800여명과 투기 의혹이 제보되는 직원·가족을 대상으로 2차 부동산투기 조사를 진행할 방침이다.

/박신원 인턴기자 shin01@sedaily.com


박신원 인턴기자 shin01@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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