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역사상 처음으로 성전환자(트랜스젠더)가 연방 정부 고위직에 공식 등용됐다.
24일(현지 시간) AFP 통신 등은 레이철 러바인(사진) 미 보건복지부 차관보 지명자가 상원 인준을 통과했다고 전했다. 이로써 러바인은 트랜스젠더임을 공개적으로 밝힌 상태에서 상원 인준을 받은 최초의 인물이 됐다.
인준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러바인은 민주당 상원 의원 50명의 지지를 받았지만 공화당에서는 2명을 뺀 나머지 48명이 반대표를 던졌다.
러바인은 하버드대와 툴레인대 의대를 졸업한 후 펜실베이니아주립대에서 소아과 및 정신의학 교수를 지냈다. 지난 2011년 성전환 수술을 받은 후 2017년 펜실베이니아주 보건 장관으로 임명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을 주도했고 올 1월에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으로부터 차관보로 지명받았다.
러바인은 인준 통과 후 “앞으로 모든 미국인의 건강과 복지 증진을 위한 정책을 펼쳐가겠다”며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의 말대로 내가 처음일 수는 있지만 마지막이 되지 않으리라는 것을 알아 기쁘다”고 말했다. 이어 “매일 정체성과 상황을 약점으로 공격받고 어려운 도전을 받고 있는 이들을 지지할 것”이라며 “특히 트랜스젠더 청소년을 위해 싸우겠다”고 말했다.
버락 오바마 행정부와 백악관에서 일했던 경험을 가진 트랜스젠더 라피 프리드먼거스팬은 “이번 임명은 큰 전환점이 될 것”이라며 “이 나라가 진정으로 트랜스젠더 평등의 길로 향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강력한 증거”라고 말했다.
/송영규 기자 skong@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