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030200)가 운영하는 e스포츠구단 ‘KT롤스터’가 매물로 나왔다. 올해 초 통신사업 계열사인 KT파워텔을 매각한 데 이어 비주력 자산 정리 작업에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25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KT는 최근 KT롤스터의 매각을 결정하고 삼정KPMG를 주관사로 선정했다. 기업 가치는 약 600억~700억 원 수준으로 거론된다.
이번 매각은 신생 사모펀드(PEF) 카이로스인베스트먼트가 조성하는 펀드를 통해 인수하는 구조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카이로스인베스트먼트는 최근 국내외 시장에서 라인게임즈의 1,000억 원 규모 시리즈B 투자를 완료하며 이름을 알렸다.
IB 업계의 한 관계자는 “아직 국내에서는 e스포츠 산업에 대한 이해도가 낮은 만큼 몸값을 후하게 받을 수 있는 해외 LP(주요 투자자)를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며 “한국의 e스포츠 구단은 축구로 비유하면 영국의 프리미어리그와 비슷해 해외에서 인기가 많다”고 말했다. 리그오브레전드를 운영하는 라이엇게임즈에 따르면 지난해 열린 리그오브레전드 챔피언스 코리아(LCK) 시청자의 67%가 영어와 일본어·프랑스어 등 해외 시청자였다.
KT롤스터는 지난 1999년 창단해 스타크래프트, 리그오브레전드(롤), 피파, 카운트스트라이크, 스페셜포스 등 팀을 운영하며 수차례 우승컵을 거머쥔 곳이다. 현재 최현준·손우현 등 유명 선수들이 소속된 리그오브레전드 팀을 운영하며 치열한 상위권 경쟁을 펼치고 있다. 2018년 LCK 서머 스플릿에서 통합 우승하고 월드챔피언십 8강에 진출했으며 지난해 LCK 아카데미 시리즈에서 우승하기도 했다.
KT는 지난해 구현모 대표가 취임한 후 비주력 자산을 정리하고 미디어·금융 등 신산업에 투자하는 등 사업 구조를 재편하고 있다. 올해 초 통신사업 계열사인 KT파워텔을 406억 원에 매각한 것이 대표적이다. 지난해 10월에는 KTH와 KT엠하우스를 합병하면서 디지털 커머스 전문 기업을 출범시켰다. 특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게임 구단들의 몸값이 크게 오른 지금이 KT롤스터 매각 적기라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회사 내부에 정통한 한 업계 관계자는 “내부적으로 비주력 사업 매각을 위한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하고 문어발 식으로 늘려온 사업들을 정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KT관계자는 “매각만을 염두에 둔 절차는 아니다”라면서 “e스포츠는 중요한 사업 분야인 만큼 투자 유치 등 다각도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민경 기자 mkkim@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