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성준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6일 임종석 전 대통령비서실장의 ‘박원순 옹호’발언과 관련해 “시기적으로나 무엇으로나 좀 적절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임 전 실장은 최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박원순 전 서울시장에 대해 “정말 그렇게 몹쓸 사람이었나”라고 하는가 하면 “이명박 오세훈 시장 시절 속도와 효율이 강조됐다면 박원순 시장 시절에는 안전과 복지가 두드러졌다”며 재평가를 촉구해 여권에서도 불편한 시선이 나오고 있다.
진 의원은 이날 KBS 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 출연해 "(임 전 실장 발언은) 박 전 시장이 아무 잘못이 없다거나 이런 얘기는 전혀 아니다"며 "그렇지만 그렇다고 해서 박 전 시장이 가지고 있는 공들까지 전부 다 부정돼야 하느냐 하는 뜻으로 말씀하신 거라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임 전 실장의 발언을 진화하려는 민주당의 시도는 계속 됐다. 박영선 민주당 서울시장 후보 역시 지난 24일 임 전 실장을 향해 "하고 싶은 말씀이 많이 있을 줄 알지만 좀 자제해주셨으면 하는 게 제 마음"이라고 털어놓기 도 했다. 민주당은 성추행 피해자가 최근 직접 기자회견에 나서고 계속 2차 가해 논란이 일고 있는 상황에서 박 전 시장이 언급되는 것 자체가 부담스럽기 때문이다.
여권 관계자는 “지지층 결집을 위한 것이라 하더라도 지금 상황에서 박 전 시장 이슈를 꺼내는 것은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임 전 실장이 본인의 차기 대선 레이스까지 염두에 두고 박 전 시장 관련 글을 계속 올리는 것 아니냐는 해석도 있다”고 말했다.
실제 이날 노웅래 의원도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하여튼 (대선을 앞두고) 일정한 역할을 하겠다는 의미도 담겨 있다. 그 발언 자체가”라고 설명했다. 이날 노 의원은 임 전 실장의 발언을 두고 “보궐선거가 우리 지지자들 결집하는 것이니까 샤이 지지자들까지 끌어들이면 해볼 만하지 않느냐 그런 뜻에서 한 것 아니겠는가”라고 해석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피해자가 고통을 호소하고 있는 상황인데 박 전 시장을 치켜세운다면 일종의 가혹행위처럼 보일 수 있어 자칫 집토끼를 잡으려다 산토끼까지 다 놓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송종호 기자 joist1894@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