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금융가

김정태 '1년 연임' 확정…후계 레이스 달아오른다

■ 차기 회장 경쟁 본격화

'4연임'했지만 임기 만70세 못넘겨

함영주·지성규·이은형 유력 속

'지주 이사' 박성호 행장도 다크호스

김정태 하나금융그룹 회장.김정태 하나금융그룹 회장.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의 연임이 공식 확정됐다. 임기가 1년에 불과해 후계 경쟁도 본격화됐다.



하나금융은 26일 주주총회를 열고 김 회장의 1년 연임을 최종 의결했다. 김 회장은 주총 인사말에서 “올 한 해도 금융 산업을 둘러싼 국내외 비우호적 환경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하나금융은 사전적인 준비와 철저한 관리로 위기 상황에 대응하고 비은행 부문의 강화와 글로벌 시장 공략, 생활 금융 플랫폼 구축을 통해 지속적인 성장을 이뤄내겠다”고 말했다.

김 회장은 은행권에서 라응찬 전 신한금융 회장에 이어 두 번째로 4연임에 성공했다. 단, 하나금융 지배구조 내부 규범상 회장 나이가 만 70세를 넘길 수 없어 이번 임기는 내년 3월 25일까지로 1년에 그친다. 하나금융 안팎에서 벌써 차기 회장 후보군에 이목이 쏠리는 것도 이 때문이다. 최근 하나금융이 실시한 조직 개편 등으로 금융권에서는 함영주·지성규·이은형 부회장, 박성호 하나은행장 등을 유력한 후보로 꼽고 있다.





하나금융의 2인자 함영주 부회장은 지난 2016년부터 부회장직을 수행해 그룹에 대한 이해도가 높다는 평가를 받는다. 최근 조직 개편 결과 금융권의 핵심 이슈로 급부상한 환경·사회·지배구조(ESG) 담당 부회장을 맡게 된 점도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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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룹의 디지털 부문을 총괄할 지성규 부회장도 하나은행의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하나원큐’ 성과 등에 비춰봤을 때 유력한 후보다. 신설된 디지털 부문 부회장직에 선임된 데 따라 입지를 다질 기회를 얻었다는 분석이다. 하나금융 내 국제통으로 알려진 이은형 부회장은 김 회장이 삼고초려해 영입한 것으로 유명하다. 김 회장이 공들인 글로벌 비즈니스 사업 확대를 담당해왔다.

박성호 하나은행장은 업계 일부에서 지목하는 ‘다크호스’다. 박 행장은 이날 주총에서 이례적으로 하나금융 이사회의 비상임이사로 선임됐다. 하나금융에서 김 회장 외 내부 이사를 이사로 선임한 것은 3년 만이다.

다만 현재 거론되는 차기 회장 후보군에 하나씩 제약이 있는 점은 변수다. 함 부회장은 채용 비리로 1심 재판이 진행 중인 데다 해외 금리 연계형 파생결합펀드(DLF)로 인한 금융 당국의 제재를 받은 후 금융 당국을 상대로 행정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지 부회장 역시 이탈리아 헬스케어 펀드 등 각종 사모펀드 사태로 금융 당국의 제재가 예정돼 있다. 이 부회장은 법률 리스크는 없으나 상대적으로 나이가 어린 편에 속한다. 박 행장은 이제 막 은행장으로 취임한 만큼 1년 만에 회장직으로 가는 게 부담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법률 리스크가 없는 후보로 이 부회장과 박 행장이 남지만 이들이 차기 회장으로 가기에 조직에 미치는 영향이 좀 클 것"이라며 “회장이 만 70세를 넘지 못하도록 하는 규정은 금융권에서 금융지주사에만 있는 만큼 형평성 차원에서 수정 논의가 나올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지영 기자 jikim@sedaily.com


김지영 기자 jik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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