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심에서는 점잖은 주행을, 고속도로에서는 ‘펀 드라이빙’을 즐기고 싶다면?’
더 뉴 아우디 A5 스포트백 40 TFSI 콰트로(가솔린)는 드라이버의 상반된 욕망을 모두 충족시키는 중형 스포티 세단의 정체성을 가졌다. 서울 목동에서 출발해 영종도까지 왕복 80㎞을 내달린 뒤 내린 결론이다.
차 외관의 첫인상은 대담함과 스포티함이었다. 페이스 리프트를 거치며 헤드라이트에 쪼개진 모양의 매트릭스 LED가 적용돼 날카로운 인상을 풍겼다. 더 커진 전면 그릴은 웅장함과 함께 육각형의 허니콤 디자인으로 개성을 뽐냈다. 스포티한 사이드라인과 상급 시리즈인 A7에 사용되는 19인치 휠은 언제든 달려나갈 준비가 된 것처럼 보였다.
도어 엔트리 라이트의 환영을 받으며 들어선 내부 인테리어는 블랙톤의 점잖은 세단의 이미지를 자아냈다. 그럼에도 몸을 감싸는 디자인의 스포츠 시트와 형형색색 변하는 앰비언트 라이트에서 스포티 세단의 오묘한 정체성이 느껴졌다.
고속도로에 들어서자 이 차의 진가가 드러났다. 주행모드를 ‘다이내믹 ’으로 설정한 뒤 액셀을 밟으니 바로 차체가 기다렸다는 듯 돌진하며 시속 100㎞에 순식간에 도달했다. 이 차의 공식적인 제로백(정지상태에서 100㎞/h까지 가속하는데 드는 시간)은 6.8초다. 그러나 체감 가속 성능은 6.8초보다 더 강력하게 느껴졌다.
드라이빙 모드는 자동·컴포트·다이내믹·효율·개별 설정을 통해 원하는 주행 모드를 설정할 수 있었다. 도심에서는 효율, 고속주행 시에는 다이내믹을 설정하는 것이 가장 간편했다.
콰트로 시리즈에 적용된 4륜 구동 방식의 장점은 주행 조건이 가혹해질수록 더 강하게 드러났다. 경사진 곳, 울퉁불퉁한 도로 모두에서 안정적인 주행이 가능했다. 특히 고속 코너링 시 4개의 바퀴가 노면을 꽉 잡고 달리는 덕에 차체의 밀림이 느껴지지 않았다. 주로 몰던 전륜 구동 방식의 차량의 경우 커브 후 피로감을 느꼈는데, 이 차는 그렇지 않다는 게 가장 큰 차이였다. 차를 밀어붙이는 동안 노면 소음, 풍절음이 거의 들리지 않아 불편함 없이 드라이빙 자체에 몰입할 수 있었다.
프리미엄 모델의 경우 ‘전자식 댐핑 컨트롤(Electronic damper control)’ 서스펜션이 적용됐다. 차량과 휠에 장착된 가속도 센서가 차량의 주행 상황과 노면 상태에 따라 댐퍼의 강약을 섬세하게 조절해 ‘꿀렁임’ 없는 안정적인 주행을 도와준다.
펀 드라이빙 중에도 안전을 놓치지 않도록 다양한 보조 시스템을 갖췄다. 빠른 속도로 달릴 때 차선 변경 스트레스를 줄여주는 ‘사이드 어시스트’ 기능은 주행 중 사각지대나 후방에 차량이 근접해오면 사이드 미러를 통해 경고 신호를 보낸다. 운전자가 반응하지 않으면 자동으로 제동하는 아우디 ‘프리센스 시티’ 기능도 탑재됐다.
드라이빙의 기억을 좋게 마무리하는 ‘회차감’을 중시하는 편인데, 이 차의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 기능이 끝맛을 책임졌다. 돌아오는 길에 막힌 도심에서 이 기능을 켜니 차가 스스로 앞차와 간격을 유지하며 스스로 가고 섰다. 그 동안 운전자는 가속페달과 브레이크를 밟느라 지친 오른발에 쉬는 시간을 줄 수 있었다.
연비도 만족스러웠다. 도심 주행 비중이 꽤 됐는데도 12.3㎞/ℓ의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아우디에 따르면 해당 차량의 공식 연비는 연비는 복합연비 기준 11.3㎞/ℓ(도심연비 10.1㎞/ℓ, 고속연비 13.2㎞/ℓ)이다. 연비가 좋지 않으면 주행감을 즐길 때마다 ‘주유비를 땅에 뿌린다’는 걱정이 들기도 하는데, 더 뉴 아우디 A5는 이런 우려 없이 주행을 즐길 수 있어 좋았다.
물론 아쉬운 점도 있었다. 뒤로 갈수록 날렵해지는 스포트백 디자인 특성상 2열의 내부 공간감은 답답한 느낌이 있었다. 성인 남성 기준 레그룸과 숄더룸은 충분하지만 헤드룸은 다소 부족한 듯했다. 다만 트렁크 공간은 이 같은 아쉬움을 달랠 만큼 넉넉한 465리터 크기다. 발 동작으로 트렁크 문을 열고 닫는 ‘킥 모션’ 기능이 적용돼 용품 수납 시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다.
/변수연 기자 diver@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