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온라인 음식 배달 시장의 호황과 함께 국내 1위 배달 애플리케이션 ‘배달의민족’ 운영사 우아한형제들이 지난해 매출 1조 원을 돌파했다. 지난 2010년 국내 음식 배달 앱 시장에 진출한 지 10년 만이다. 입점 자영업자들이 배민을 통해 올린 매출(연간 거래액)은 15조 원을 넘어섰다.
우아한형제들은 30일 실적 공시를 통해 연결 기준 지난해 매출 1조 995억 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전년 대비 94.4% 늘어난 수치다.
다만 배달 업계의 치열한 마케팅 경쟁과 프로모션 비용 지출 등으로 112억 원의 영업 손실을 기록했다. 2019년 364억 원의 영업 손실에 이어 2년 연속 적자를 기록했지만 적자 폭이 69.2% 줄었다.
우아한형제들은 지난 한 해 코로나19 여파로 외식업 자영업자들이 어려움을 겪는 가운데 배달과 포장 등으로 고객와 식당을 연결해 이들의 피해 극복에 일조했다는 점에 의의를 뒀다. 배민을 통해 외식업 자영업자들이 올린 매출은 2015년 처음으로 1조 원을 돌파한 데 이어 2018년 약 5조 2,000억 원, 2019년 8조 8,000억 원 규모로 커졌으며 지난해에는 15조 7,000억 원으로 대폭 증가했다.
우아한형제들은 지난해 배민 입점 사장님들은 물론 모든 외식업 자영업자를 대상으로 코로나19 정책 자금 대출 이자를 지원하고 네 차례에 걸쳐 광고비 50%를 환급했다. 또 코로나19로 자가 격리를 하거나 생계가 어려워진 배달 라이더를 위해 생활비도 지원했다. 우아한형제들이 지난 한 해 소상공인과 라이더, 코로나19 의료진 등을 위해 지원한 금액은 약 800억 원에 달한다.
아울러 우아한형제들은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는 소상공인의 판로를 확대하고자 ‘전국별미’ 서비스도 선보였다. 전국별미는 생산자와 소비자를 직접 연결하는 서비스로 전국 각지의 신선한 먹거리를 산지 직송으로 전달해주고 있다.
로봇 개발 사업에도 박차를 가했다. 국내 최초로 대단지 아파트에서 자율주행으로 배달하는 로봇 ‘딜리드라이브’를 운영했으며 호텔 내에서 배달하는 로봇 ‘딜리타워’도 시범 운행 중이다. 최근에는 배달 로봇 상용화를 위해 현대차·기아와 손잡기도 했다.
앞으로 우아한형제들은 ‘좋은 음식을 먹고 싶은 곳에서’라는 비전하에 고객 경험을 혁신적으로 개선하는 등 ‘푸드테크’ 1위 기업으로 도약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싱가포르에 ‘우아DH아시아’를 설립하고 아시아 15개국으로 진출한다. 우아DH아시아는 우아한형제들과 독일 딜리버리히어로(DH)가 5 대 5 지분으로 참여하는 합작회사다. 김봉진 우아한형제들 이사회 의장이 사업 총괄을 맡았으며 김 의장은 최근 합작회사 설립을 위해 싱가포르로 출국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범준 우아한형제들 대표는 “국내외 음식 배달 시장에서 혁신적인 경쟁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며 “우아한형제들은 국내의 선도 기업이자 아시아 경영을 펼치는 기업으로서 소비자들의 변화와 시장 경쟁 상황 등을 민감하게 관찰하면서 혁신을 선도하는 기업으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말했다.
/백주원 기자 jwpaik@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