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동향

1차 설명회도 못 여는데 2차 강행…2.4만가구 공공재개발 가능할까

2차 16곳서 2만여 가구 등

정부, 24곳 공급플랜 내놔

땅투기에 '공공' 불신 커져

사업진행 제대로 될지 의문

빌라가격만 또 자극 우려도

공공재개발 1차 후보지로 선정된 동작구 흑석2구역 전경./서울경제DB공공재개발 1차 후보지로 선정된 동작구 흑석2구역 전경./서울경제DB




정부가 지난 1월 선정한 공공재개발 1차 후보지의 진행 성과가 전혀 없는 상황에서 2차 후보지 발표를 강행해 실효성 논란이 일고 있다. 현재 신도시 땅 투기 의혹으로 공공에 대한 불신이 커지며 1차의 경우 설명회도 제대로 못 열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는 1차 8곳 4,700여 가구, 2차 16곳 2만여 가구 등 총 24곳 2만 4,000여 가구의 공공재개발 공급 플랜을 내놓은 것이다. 정부는 30일부터 2차 후보지를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했다. 시장에서는 사업 진행은 제대로 되지 않고 빌라 가격만 들쑤셔놓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관심 지역 주민 반대로 탈락=공공재개발 2차 후보지 발표에서 굵직한 곳 상당수가 탈락했다. 사업성이 낮거나 공공재개발에 대한 주민들의 불신이 컸던 곳이다. 마포구 대흥5구역은 공공재개발에 대한 주민들의 반발이 커서 제외됐다. 관심을 모은 용산구 한남1구역 역시 주민 반발 등으로 무산된 케이스다. 서울시 관계자는 “고덕2-1구역·고덕2-2구역·한남1구역·성북4구역 등은 재개발에 대한 주민의 반대 여론 등을 고려해 최종적으로 후보지로 선정하지 않는 것으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처럼 공공재개발 공모에 나섰던 일부 지역은 주민들의 거센 반대로 추진이 보류 또는 무산되는가 하면 도시재생지역에서는 재생 대신 공공재개발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오면서 정부의 무리한 정책 추진이 주민 간 갈등 및 시장 혼란만 키우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앞서 선정한 1차 후보지 8곳은 봉천13구역을 제외하고는 가장 기초 작업인 주민설명회도 열지 못한 상황이다. 당초 정부와 서울시의 계획대로라면 2~3월 내 8곳 전체에서 설명회가 마무리됐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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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합원들의 동의를 얻어야 하는 기준 자체도 만만치 않다.

공모 단계에서야 주민 동의율이 10%만 넘기면 되지만 추후 실제 사업이 진행되기 위해서는 토지주 3분의 2 이상의 동의를 얻어야 한다. 서울시장 보궐선거도 변수다.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는 재개발·재건축 규제를 대폭 완화할 것이라는 공약을 걸고 있어 만약 오 후보가 당선될 경우 공공재개발의 이점이 상쇄될 수 있다.



◇빌라 시장만 들쑤셔놓나=이런 가운데 공공재개발 1차 후보지로 지정된 지역의 매물은 사라지고 호가만 크게 뛰는 현상이 2차 후보지 발표로 더욱 확산될 수도 있다. 서울경제가 공공재개발 1차 후보지를 조사한 결과 이미 투자 가치가 있는 소형 매물은 사라지고 없는 상태다. 양평13구역의 경우 대지 면적 12.8㎡ 규모의 소형 주택이 지난 1월 29일 1억 4,000만 원에 거래됐다. 3.3㎡당 3,200만 원꼴이다. 현지 중개업소 관계자는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인 것보다 매물이 없어 거래가 힘들다”고 말했다. 1차 후보지로 지정된 흑석2구역도 사정은 비슷하다. 집주인들이 매물을 내놓지 않고 있다.

특히 기존 정비구역에서 사업지를 선정한 1차와 달리 2차 후보지는 정비구역에서 해제되거나 신규 구역에서 결정돼 재개발 투자 수요가 기존 정비구역에서 노후 빌라 밀집 지역으로 퍼져나갈 가능성이 있다. 개발 기대감에 빌라 거래는 꾸준히 이뤄지고 있다. 1월 서울 내 연립·다세대 거래는 5,877건으로 전달(5,470건)보다 407건 늘어났다. 2월도 이달 28일 현재까지 4,375건을 기록하고 있다. 아파트보다 거래 감소 폭이 덜하다.

고준석 동국대 법무대학원 겸임 교수는 “민간과 공공을 떠나 공급이 절실한 시점인 만큼 정부가 예정대로 후보지를 발표하고 민간에 선택의 기회를 제공하는 것은 올바른 방향”이라면서도 “결국 조합원이 선택하는 문제인데, 현재 정부가 제시하는 인센티브로는 주민 동의율이 높지는 않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노희영 기자 nevermind@sedaily.com, 김흥록 기자 rok@sedaily.com, 권혁준 기자 awlkwon@sedaily.com


노희영 기자 nevermind@sedaily.com·김흥록 기자 rok@sedaily.com·권혁준 기자 awlkwo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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