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축년 소의 해에 맞춰 기획된 12명 작가의 소 그림전 ‘우행(牛行)'이 서울 강남구 압구정로 시그니처 키친스위트 청담쇼룸 4층의 아틀리에에서 30일 개막했다. 한 길 만을 착실하고 끈기있게 나아간다는 뜻의 ‘우행’은 호랑이의 날카로운 눈을 갖고 소 걸음으로 움직인다는 ‘호시우행(虎視牛行)’에서 온 말이다.
전시에서 눈에 띄는 작품은 하정우, 하지원, 구준엽 등 ‘연예인 화가’들의 신작이다.
인물화로 유명한 하정우는 소를 그린 ‘굳모닝’에서도 평소의 필력을 그대로 드러냈다. 강렬한 선으로 대상의 특징 만을 간략하지만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게 특징이다. 이미 수차례 전시로 ‘배우 이외의 명성’을 떨쳐온 하정우는 지금도 서울 종로구 서촌의 표갤러리에서 개인전이 한창이다. 배우로서 인물에 대한 성찰을 회화에 투영해 온 그는 최근 작업에서 소를 비롯해 시계,와인, 새와 물고기 등 다양한 관심의 확장을 보여주고 있다.
배우 하지원도 영화·드라마 작업 틈틈이 그림을 그려온 것으로 알려졌지만 전시를 통해 공식적으로 작품을 드러내는 일은 거의 없었다. 그가 그린 소 ‘슈퍼 카우(Super Cow)’ 연작은 화려한 색상과 율동감 넘치는 선들이 표현주의적 필치를 보여준다. 발랄함부터 열정, 깊은 몰임감을 넘나드는 배우 하지원의 활약상이 그림 한 폭에 압축적으로 드러난다.
가수이자 DJ인 구준엽은 산업디자인 전공자로 다양한 활동에서 미술을 접목한 바 있다. 일상 재료인 박스 테이프를 활용해 그린 ‘소의 시점’은 팝아트적인 분위기와 함께 구준엽 특유의 강인함을 보여준다.
이 외에도 우국원,아트놈,김지희 등 총 12명의 작가가 20여 작품을 선보인다. 전시장이 위치한 시그니처 키친스위트는 LG시그니처가 운영하는 가전 전용 쇼룸이다. 전시는 6월19일까지.
/조상인 기자 ccsi@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