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그룹의 투자 전문 지주회사인 SK㈜가 프랑스 유전자·세포 치료제(GCT) 원료 의약품 위탁 생산(CMO) 업체인 이포스케시를 인수한다. 지난해 12월 독점 인수 협상 중이라고 밝힌 지 4개월 만이다.
SK는 31일 장동현 사장, 이포스케시 주요 주주이자 설립 멤버인 제네톤의 프레데릭 레바 최고경영자(CEO) 등이 참석한 가운데 경영권을 포함한 이포스케시 지분 70% 인수를 마무리하는 온라인 기념식을 열었다고 밝혔다.
지난 2016년 설립된 이포스케시는 유전자·세포 치료제 연구개발(R&D)의 핵심인 유전자 전달체(치료 DNA를 바이러스에 삽입 후 인체에 투여하기 위한 도구) 생산 플랫폼 기술을 보유한 유망 바이오 CMO이다. 유전자 세포 치료는 개인 맞춤형 치료가 가능하고 투여 횟수가 적어 높은 성장이 기대되는 분야다.
이번 인수는 SK CMO 사업에 있어 세 번째 글로벌 인수합병(M&A)이다. SK㈜는 2017년 BMS 아일랜드 스워즈 공장, 2018년 미국 앰팩 인수 등을 잇달아 성사시켰다. 이포스케시는 미국 새크라멘토에 설립된 CMO 통합 법인이자 SK㈜ 자회사인 SK팜테코를 통해 인수한다.
SK는 이번 인수로 기존 합성 의약품에 이어 바이오 CMO 영역을 포함하는 글로벌 CMO 사업 체계를 갖추게 됐다. 특히 SK바이오팜을 통한 신약 개발과 함께 합성·바이오 원료 의약품 생산 등 바이오·제약 가치 사슬(밸류체인)을 구축하게 됐다는 평가다.
SK㈜가 진출하는 유전자?세포 치료제 분야는 선진국에서 임상 개발 중인 연간 1,800여개 바이오의약품 중 약 50%를 차지할 정도로 글로벌 제약사들이 활발히 투자하고 있다. 딜로이트에 따르면 유전자?세포 치료제 시장은 2025년까지 연평균 25% 성장하여 현재 바이오의약품 중 가장 큰 시장인 항체 치료제를 능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유전자 치료제?세포 개발 가이드라인을 제정하면서 제품 출시는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SK그룹은 이포스케시의 주요 주주이자 고객사인 제네톤의 역할도 기대하고 있다. 제네톤은 1990년대 인간 유전자 지도 연구(Human Genome Project)의 핵심적 역할을 맡는 등 높은 유전자 연구역량을 보유하고 있다. 일명 루게릭병으로 부르는 근위축증, 선천성 면역 결핍, 희귀 간질환 등 현재 치료법이 없는 희귀 질환의 유전자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다. 제네톤은 영유아 유전자 관련 희귀질환이자 유전자 치료제 상업화가 완료된 제1형 척수 근위축증의 유전자 치료법의 핵심 기술에 기여했다. 이 외에도 프랑스 당국의 판매 승인을 기다리고 있는 시신경 위축증, 후기 임상이 진행중인 근세관성 근병증, 만성 육아종의 유전자 치료제 개발에 참여했다.
장동현 SK 사장은 “뛰어난 역량과 잠재력을 지닌 이포스케시 투자를 통해 유망 성장 영역인 유전자 치료제 CMO 사업에 진출하게 돼 기쁘다”며 “이포스케시가 글로벌 시장에서 빠른 성장을 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임세원 기자 why@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