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증시 활황으로 주식 시장에 신규 유입된 개인 투자자가 300만 명에 달하면서 국내 증시에서 개인 투자자가 차지하는 비중이 대폭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여성, 30대 이하, 소액 투자자들의 증가세가 돋보였다. 이들은 대형주 위주로 투자를 늘린 것으로 확인됐다.
1일 예탁결제원에 따르면 개인 투자자는 2019년 말 614만 명에서 지난해 말 914만 명으로 300만 명(49%) 급증한 것으로 집계됐다. 개인 투자자 3명 중 1명은 지난해 투자를 시작한 셈이다. 직전 3년 동안 증가한 개인 투자자 수(124만 명)와 비교해도 지난 한해 증가한 개인 투자자 수가 2배 이상 많았다. 지난해 말 기준 총인구(5,183만 명) 중 17.7%가 주식에 투자 중이다.
전체 시가총액에서 개인 투자자가 차지하는 비중은 28%로 지난해(24.4%)보다 3.6%포인트 늘었다. 이들이 보유한 금액은 2019년 말 419조 원에서 지난해 말 662조 원으로 일 년 새 243조 원(58%)이나 증가했다. 이는 2019년 증가금액(17조 6,000억 원)의 13.8배, 직전 3년 총 증가금액(49조 7,000억 원)의 4.9배에 달하는 수치로 지난해 증시가 강세를 보인 것도 한몫했다는 분석이다. 1인당 보유금액은 2019년 말 6,821만 원에서 2020년 말 7,245만 원으로 424만 원(6.2%) 증가했다.
특히 지난해 여성의 보유금액 증가율(77%)이 남성 증가율(52%)을 웃돌았다. 여성의 보유금액 증가분(75조 원)은 2019년 증가분(1조 3,000억 원)의 60배이며, 남성의 보유금액 증가분(168조 원)은 2019년 증가분(16조 3,000억 원)의 10배를 기록했다.
연령별로는 30대 이하 개인 소유자 수가 161만 명(103.3%) 증가해 가장 많이 늘었다. 개인 투자자 중 차지하는 비중은 처음으로 10%대에 진입했다. 지난해 말 기준 개인 보유금액(662조 원) 중 30대 이하(68조 원)의 비중은 10.2%다. 30대 이하 투자자의 비중은 2016년 9.4%에서 2019년 8.2%로 줄었다가 지난해 10.2%로 다시 급증하는 추세다. 보유금액이 가장 많은 40·50대의 보유금액 비중은 53.3%로 2019년 말 대비 1.1%포인트 증가했다. 가장 많은 금액을 보유한 50대가 2020년 중 보유금액 증가 폭(78조 7,000억 원)도 가장 컸으며, 전체 개인보유금액 대비 비중은 2019년보다 0.2%포인트 증가한 32.1%를 차지했다.
소액 투자자들이 급증한 것도 눈에 띈다. 5,000만 원 미만 개인소유자(749만 명)가 226만 명이나 늘어 전체 개인의 82%를 차지했다. 이들이 보유한 금액은 25조 원 증가한 약 70조 원으로 전체 개인 보유금액(662조 원)의 10.5%에 해당한다. 반면 상위 0.5%에 해당하는 10억 원 이상 구간의 보유금액은 95조 원 증가한 327조 원으로 전체 개인 보유금액의 49.4% 비중을 나타냈다.
개인 투자자는 우량 대기업과 신성장 종목의 투자 비중이 늘었다. 최근 5년간 삼성·SK·LG 등 우량 대기업 및 셀트리온(068270) 등 바이오 기업에 꾸준히 투자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최근에는 신성장 분야인 커뮤니케이션서비스(네이버·카카오(035720) 등), 배터리(삼성SDI 등) 분야에 대한 투자도 활발하게 진행 중이다. 특히 네이버와 삼성SDI의 경우 지난해 개인 보유금액 기준 상위 10대 기업에 처음 포함됐다.
개인투자자의 보유 상위 목록은 삼성전자(005930)(69조 6,000억 원), 셀트리온(10저 5,000억 원), 카카오(12조 2,000억 원), 셀트리온헬스케어(091990)(12조 2,000억 원), 삼성물산(028260)(12조 원), 현대차(005380)(11조 2,000억 원) 순이었다.
/신한나 기자 hanna@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