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년 더불어민주당 대표 직무대행이 1일 “‘내로남불’ 자세를 혁파하겠다”며 고개를 숙였다. 전날 이낙연 상임 선거대책위원장에 이어 민주당이 연일 반성문을 내놓고 있는 셈이다. 불리한 선거구도에 반전을 모색하겠다는 목표지만 이날 김 직무대행은 이 위원장의 사과와 결이 달랐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이 위원장이 ‘사죄’로 일관했다면 김 직무대행은 사과를 하면서도 ‘맞불’을 놓는 방식을 선택해서다. 이에 민주당이 4·7재보궐선거를 앞두고 선거전략의 혼선을 빚는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김 직무대행은 이날 "지난 4년간 요동치던 집값이 안정화되기 시작했다"며 "민주당이 책임지고 부동산 안정과 주택공급을 결자해지할 수 있도록 기회를 주길 바란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민주당은 문재인 정부 출범 후 공정과 정의를 실현하기 위하여 잘못된 관행의 청산과 권력기관 개혁 등 수많은 노력을 했고 적지 않은 성과도 있었다"며 "하지만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태'를 계기로 불공정과 불평등을 심화시키는 생활 적폐의 구조적 뿌리에는 개혁이 접근하지 못했다는 것을 뼈저리게 알게 됐다"고 강조했다.
이처럼 전세난과 집값 폭등에도 불구하고 “집값이 안정화 되기 시작했다”는 발언에 이어 김 직무대행은 "민주당은 LH 사태를 계기로 부동산 투기 근절과 부동산 적폐 청산을 국정의 최우선 순위에 놓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내로남불의 자세를 혁파하겠다"면서도 현재 LH사태에 대해 전형적인 ‘남탓’을 하는 뉘앙스를 담은 셈이다. 특히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와 박형준 부산시장 후보를 겨냥해 "집값 폭등과 투기에 대한 분노 때문에 집값을 올리려는 토건 투기 세력을 부활시켜서는 안 된다"며 "거짓말로 국민을 속이는 후보에게 서울과 부산을 맡길 수 없다"고 비판했다. 이른바 ‘맞불’작전을 펼친 것으로 보인다.
정치권 관계자는 “이 위원장과 달리 김 직무대행의 사과는 사죄보다는 지지층 결집을 위한 더 강한 메시지를 담고 있다”며 “하루 전엔 머리 숙여 사과를 하다가 갑자기 고개를 들고 ‘부동산 투기 원조’는 야당이라고 하는 상호 모순이 현재 민주당의 혼란스런 선거전략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송종호 기자 joist1894@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