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기의 SSG 랜더스와 ‘한 방’ 맞은 롯데 자이언츠의 흥미로운 격돌이 개막전부터 펼쳐진다.
2021 프로야구 KBO리그가 3일 개막해 팀 당 144경기의 대장정에 돌입한다. 지난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영향에 5월 5일에야 무관중으로 개막했지만 40번째 시즌인 올해는 4월의 첫 주말에 관중 앞에서 플레이 볼 한다. 구장 수용 규모의 10%(수도권), 30%(비수도권) 인원을 받는다.
가장 눈길을 끄는 포인트는 SK 와이번스를 인수해 재창단한 신세계그룹 SSG의 행보다. SK는 지난해 51승 1무 92패로 10개 구단 중 9위에 그쳤다. 새 이름, 새 얼굴로 맞는 올해는 경기력과 마케팅의 두 토끼를 모두 잡겠다는 자세다. ‘추신수 효과’가 어느 정도일지도 관심이다. 추신수는 미국 메이저리그에서 20홈런-20도루를 세 차례(2009·2010·2013년) 달성하고 2018년에는 52경기 연속 출루 기록을 작성했다. 다만 우리 나이로 벌써 39세인 데다 새 리그 적응이라는 과제도 가볍지 않다. 2번 타자를 맡을 추신수가 많이 나가서 흔들어줘야 SSG 공격에도 불이 붙는다.
SSG는 3일 오후 2시 인천 SSG 랜더스 필드에서 역사적인 개막전을 치른다. 개막 2연전 상대가 마침 ‘유통 라이벌’ 롯데다. 전쟁은 야구장 밖에서 이미 시작됐다. 신세계 이마트와 롯데마트가 1일부터 동시에 파격적인 할인 경쟁에 나선 것이다. 포문은 SSG 구단주인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이 열었다. 지난달 말 음성 기반 소셜미디어에서 야구단 인수 배경을 설명하며 “롯데(야구단)가 가지고 있는 가치 있는 것들을 본업에 연결시키지 못한다는 생각을 했다. 그런 롯데를 보면서 야구단을 꼭 해야겠구나 생각했다"고 말한 것. 대화방의 롯데 팬에게 “손절하시고 SSG로 오시라”고도 했다. 롯데 입장에서는 앉아서 한 방 얻어맞은 셈이다. 2013년부터 8년 동안 포스트시즌 진출이 딱 한 번인 롯데는 가을 야구 목표에 더 독이 오를 만하다.
NC 다이노스와 두산 베어스의 라이벌 구도도 흥행 카드다. NC는 두산과 4년 만의 한국시리즈 리턴 매치인 지난해 4승 2패로 설욕에 성공했다. 창단 첫 통합 우승이었다.
지난해 홈런·타점왕 멜 로하스 주니어(KT 위즈)가 일본으로 떠난 가운데 부상을 털어낸 박병호(키움 히어로즈)가 왕년의 홈런왕 위용을 되찾을지도 관심이다. 올 시즌 뒤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기 때문에 더 기대되는 한 해다.
1994년이 한국시리즈 마지막 우승인 인기 팀 LG 트윈스는 NC의 2연패를 막을 강력한 후보로 꼽힌다. 새로 영입한 앤드루 수아레즈에게 거는 기대가 크다. 왼손이면서도 시속 150㎞ 넘는 강속구를 던지고 레퍼토리도 다양하다. ‘잠실 라이벌’ 두산과 시범·연습경기에서 총 7이닝 2피안타 무실점으로 잘 던졌다. 메이저리그에서 5시즌 동안 17승(평균자책점 4.64)을 올린 KIA 타이거즈 오른손 투수 대니얼 맹덴도 눈여겨볼 만하다.
2002년생 투수 3인방의 신인상 대결 또한 관전 포인트다. 키움 장재영, KIA 이의리, 롯데 김진욱이 주인공. 장재영은 시범경기에서 시속 155㎞ 강속구를 뽐냈다.
3·4일 개막 2연전은 LG-NC(창원), KIA-두산(잠실), 삼성 라이온즈-키움(고척), 한화 이글스-KT(수원)의 대결이다. 모두 오후 2시 시작이다.
/양준호 기자 miguel@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