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권자의 투표 절차를 한층 까다롭게 개정한 조지아주에 대한 미국 각계의 비판이 끊이지 않고 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도 조지아주에서 미 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올스타전을 열지 말아야 한다는 의견에 찬성 입장을 표시하는 등 법 개정의 후폭풍이 일파만파로 번지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달 31일(현지 시간) 미 스포츠 전문 채널 ESPN과의 인터뷰에서 올스타전 장소 변경 움직임에 대한 질문을 받고 “오늘날의 프로 선수들은 책임감 있게 행동한다고 본다”면서 “그들이 그렇게 하는 것을 강력히 지지한다”고 밝혔다. MLB 올스타전은 오는 7월 조지아주 애틀랜타에서 열릴 예정이지만 조지아주에서 최근 투표권 행사를 까다롭게 하는 법이 통과되면서 장소를 바꿔야 한다는 의견이 분출하고 있다.
조지아주는 지난달 25일 공화당 주도로 주 의회에서 우편 부재자투표 시 신분 증명 강화, 부재자투표 신청 기한 단축 등 유권자의 선거 참여를 더욱 까다롭게 하는 법안을 처리해 주지사 서명까지 마친 상태다.
투표 절차를 까다롭게 하면 민주당 지지 성향이 강한 저소득층과 유색인종의 투표 참여가 상대적으로 더 어려워진다. 조지아주는 원래 공화당의 텃밭인데 지난해 대선 때 바이든 민주당 후보가 24년 만에 승리했고 상원 선거에서도 2석을 모두 민주당이 차지했다. 이에 공화당이 다수인 주 의회가 우편·부재자투표 요건을 타이트하게 바꿔버렸고 공화당 소속 브라이언 켐프 주지사도 이 법안에 재빠르게 서명했다.
산업계에서도 비판 여론이 확산되고 있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1일 미 정치 전문 매체 악시오스와의 인터뷰에서 조지아주의 투표권 제한을 비난했다. 쿡은 “투표권은 민주주의에서 근본적인 것이고 미국의 역사는 투표권을 모든 시민에게 확대하는 이야기”라며 “흑인은 특히 그 권리를 위해 100년 넘게 행진하고, 싸우고, 심지어 목숨을 바쳐야 했다”고 말했다. 조지아주에 본사를 둔 코카콜라와 델타항공 역시 투표권 제한에 반대하라는 소비자의 의견을 수용해 반대 입장을 표명했다.
/맹준호 기자 next@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