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을 1번이라도 맞은 사람이 2일(현지시간) 1억명을 넘겼다고 CNN 방송이 보도했다.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집계한 백신 접종 통계에 따르면 미국에서는 이날 오전까지 코로나19 백신을 1번이라도 맞은 사람이 인구의 30.7%인 1억180만4,762명으로 집계됐다. 거의 3명 중 1명꼴로 1번은 접종한 셈이다.
또 백신 접종을 모두 마친 사람은 인구의 17.5%인 5,798만4,785명으로 파악됐다.
범위를 좁혀 65세 이상으로 국한할 경우 이 연령대 인구의 절반이 넘는 2,925만2,830명(53.5%)이 백신 접종을 완료했다.
또 이날까지 미 연방정부가 배포한 코로나19 백신은 2억471만9,335회분이며 이 가운데 1억5,760만6,463회분이 실제 접종된 것으로 집계됐다.
미국에서는 가장 먼저 승인된 화이자-바이오엔테크의 백신이 처음 일반인에게 접종되기 시작하던 작년 12월만 해도 백신 접종 속도가 기대를 크게 밑돌며 우려를 자아냈으나 갈수록 탄력이 붙고 있다.
백악관의 코로나19 데이터 국장인 사이러스 샤파 박사는 이날 올린 트윗에서 하루 새 거의 400만회분에 가까운 백신이 접종됐고, 최근 7일간의 하루 평균 접종량은 최고치인 300만회분에 근접했다고 밝혔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달 25일 취임 100일이 되는 이달 30일까지 백신 2억회분을 접종하겠다는 목표를 발표한 바 있다. 이는 당초 '취임 100일까지 1억회분 접종'이었던 목표를 2배로 끌어올린 것이다.
워싱턴포스트(WP)는 현재 추세대로라면 이 목표를 달성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이 때문에 영국 아스트라제네카 코로나19 백신이 미국에서 접종되지 않을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앤서니 파우치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 소장은 지난 1일 로이터통신과 인터뷰에서 미국은 아스트라제네카 코로나19 백신이 필요 없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파우치 소장은 영국 제약사 아스트라제네카의 백신을 사용할지를 묻는 말에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라며 "미국 보건당국이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사용 승인해도 미국은 그 백신이 필요치 않을 수 있다는 대체적인 느낌이 든다"라고 밝혔다.
아스트라제네카는 미국에서 최근 3만여명을 대상으로 3상 임상시험을 끝냈고 유증상 감염을 막는 데 76%의 효능을 보였다고 지난달 25일 발표했다.
파우치 소장은 "미국은 다른 여러 백신 제조사와 공급 계약을 충분히 맺어 아스트라제네카에서 공급받지 않아도 모든 인구를 접종할 수 있을 만큼 물량이 있다"라며 "(계약 물량은) 이번 가을에 추가 접종(부스터 샷)을 하기에도 충분할 것 같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미국의 접종 현황과 존슨앤드존슨, 노바백스, 모더나의 공급 물량을 고려할 때 추가로 계약한다면 우리가 필요한 추가 접종까지 충당할 수 있을 것 같다"라며 "하지만 반드시 그렇다고는 확실히 말할 수 없다"라고 덧붙였다.
/김기혁 기자 coldmetal@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