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럭시S21 가격이 더 좋은데 고객에게 LG폰을 추천하기 쉽지 않습니다.”
LG전자(066570)가 스마트폰 사업 철수를 공식화한 이후 삼성전자(005930)가 그 공백을 빠르게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전자가 ‘갤럭시S21’에 대해 할인 등 공격적으로 프로모션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반면 LG전자가 스마트폰 사업 철수를 앞둔 만큼 고객들은 물론 휴대전화 대리점들도 외면하는데다 상대적으로 마케팅 행사도 적다 보니 가격 경쟁력에서 조차 삼성전자에 밀리고 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일각에서는 LG전자가 사업 철수를 진행하면서 재고마저 처리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6일 서울경제 취재진이 찾은 서울 신도림 테크노마트 휴대폰 집단상가에서 삼성전자의 독주 현상을 어렵지 않게 확인할 수 있었다.
휴대폰 매장이 모여있는 상가 내 곳곳에는 ‘삼성 갤럭시S21 최저가’라는 전단지가 붙어 있었다. ‘벨벳’, ‘윙’ 등 LG전자의 스마트폰 판매를 알리는 광고 전단지는 찾아볼 수 없었다. 기자가 매장을 찾아 LG전자 스마트폰을 사겠다고 하자 대부분 의아해 했다. 매장 직원들은 “최근 LG전자 스마트폰을 찾는 사람은 처음 봤다”는 반응부터 “갤럭시S 21 조건이 더 좋은데 굳이 불확실성이 큰 LG 스마트폰을 왜 찾느냐”고 되묻기도 했다. 실제 신도림 테크노마트 내 몇몇 매장에서 추천 받은 스마트폰 구매 조건은 삼성전자 제품이 오히려 더 소비자에게 유리했다. 실제 LG전자의 벨벳·V50은 SK텔레콤 기기변경 기준으로 6개월 간 8만9,000원 요금제를 사용하면 기기값은 공짜였다. 반면 삼성전자 갤럭시S 21은 3개월만
같은 요금제를 이용해도 기기값이 0원이었다. 게다가 갤럭시S 21 시리즈를 개통하면 ‘갤럭시 버즈 라이브’와 ‘갤럭시 워치’ 할인권 등 다양한 혜택도 받을 수 있었다. 매장 관계자들은 “이통사들이 5G 이용자들을 유치하기 위해 갤럭시S21 판매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데다 삼성전자가 이달까지 구매 혜택 프로모션을 이어갈 예정”이라며 “갤럭시S21이 LG전자 스마트폰들 보다 가격마저 더 싸기 때문에 앞으로 소프트웨어 지원 등이 불투명한 LG전자 스마트폰을 권할 이유가 전혀 없다”고 말했다.
집단상가 밖에 위치한 이통 3사 공식 대리점들도 상황은 비슷했다. 한 대리점 관계자는 “갤럭시S 21 시리즈와 LG전자 윙의 기본 요금제 조건은 같지만, 갤럭시S 21에 제휴카드 및 할인 쿠폰 등 혜택이 많아 고객들이 갤럭시S 21 시리즈를 선택한다”며 “고객들이 먼저 LG전자 스마트폰을 찾지는 않기 때문에 매매 권유 등을 통해 재고를 해소하려 노력하고 있지만 고객들이 외면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대리점 관계자는 “이통사가 LG전자 스마트폰 판매를 위해 조만간 수수료를 더 주겠다고 했지만 애초에 잘 팔리지 않던 LG전자 스마트폰 판매가 크게 늘어날지는 의문”이라며 "LG전자 스마트폰은 공짜라도 사는 사람이 없어 재고를 대부분 반품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통사들은 LG전자의 모바일 사업 종료를 계기로 LG전자 스마트폰에 대한 마케팅 지원을 확대하는 등 재고 처리 계획을 검토하고 있다. 다만 재고 물량이 많지 않아 공격적인 마케팅에는 나서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통사 관계자는 “재고 소진을 위해 마케팅 지원을 검토하고 있지만 이미 연초부터 출고가 인하, 공시 지원금 상향 등으로 재고를 축소해 온 상황이라 급격한 정책 강화는 없을 것”이라며 “올해 신형 스마트폰을 출시하지 않는 등 재고도 많지 않아 공시지원금을 대폭 상향할 상황도 아니다”고 설명했다.
한편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 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1~2월 국내 스마트폰 시장에서 LG전자의 점유율은 10%였다. 지난해 1월 점유율이 18%, 2월 14%였던 것과 비교하면 각 8%포인트, 4%포인트 하락했다. 반면 삼성전자 점유율은 1월은 전년 대비 5% 포인트 상승한 61%, 2월은 4% 포인트 오른 69%로 빠르게 늘었다.
/노현섭 기자 hit8129@sedaily.com, 정다은 기자 downright@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