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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수변도시재생 ‘워터프런트’ 실현을 위한 과제

미국 내 워터프런트(Waterfront) 개발에 사회적 관심과 논의가 많아지고 있다. 특히 근래에 완공된 워싱턴 디씨의 워터프런트 ‘더 월프’는 하버라는 입지적 이점을 잘 살린 수변도시재생의 큰 성공 사례로 알려지면서 지역사회에 큰 호응과 함께 미국 주요 도시 지자체들의 벤치마킹이 줄을 잇고 있다.

전문가들은 워터프런트(수변공간)가 쇠퇴한 산업항만지역의 도시이미지를 재창조하고 민간 투자를 촉진시켜 지역의 환경개선과 활성화를 도모한다는 의견이다. 다시 말해, 구도심과 연계하여 ‘쇠퇴하는 도시지역 역량의 강화, 새로운 기능의 도입과 창출, 도시의 지속적 성장과 도시발전의 균형’을 추구하는 도시재생의 정책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최근에는 필라델피아를 필두로 뉴욕, 메인주의 포틀랜트 등지서도 해안이나 큰 하천을 낀 수변공간이 도시 재생산업과 맞물려 다양한 형태로 진화하고 있다. 항구도시 필라델피아 중심부인 펜스랜딩 지역에는 델라웨어강 워터프론트 공사 주도로 강가를 따라 주거단지와 산책로, 공원을 조성하는 대형 프로젝트가 잇따라 진행을 앞두고 있다. 또한 뉴욕 브롱스 지역은 할램강을 마주보는 대규모 주거단지와 공원, 바이오 산업단지를 새롭게 조성하는 사업이 올해말 조닝 변경을 앞두고 있다.

워싱턴 디씨의 ‘더 월프’를 비롯한 해당 프로젝트들은 뉴욕 건축 그룹 ‘퍼킨스 이스트만’의 마스터 플랜을 담당하는 라쥐 스케일 스튜디오에서 진행되었으며 여기에 한국인 디자이너 김철호(Cheolho Kim)씨가 주요 멤버로 활동 중이다. 김씨는 뉴욕 브롱스에 35억 달러 규모의 포담 랜딩 워터프런트, 필라델피아의 펜스랜딩 프로젝트에 메인 건축, 어반 디자이너로 참여해 주도했고 현재는 미국 마린주의 롱월프 등 미국 내 여러 주의 도시개발 프로젝트에 참여 중이다.




김철호씨는 “대형 개발 마스터 플랜은 구체적으로 계획을 내세워도 실현되지 않는 경우가 부지기수다. 도시 전체를 단번에 바꾸려하는 시도는 그 과정이 길고 막대한 비용이 드는데다 첨예한 이익단체들간의 동의를 구하기도 어렵다. 지역 일대를 뒤바꿔 놓을 사업인 만큼 프레이징, 즉 단계적 접근이 중요하다. 최초 기획안에서 선행될 실행 단위를 나누고 작은 개선을 통한 변화, 그리고 이에 그 이용자가 유연하게 대응할 시간을 두고 진행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필라델피아에 델라웨어강을 따라 3백만 스퀘어피트 규모의 개발을 목표로 진행하고 있는 ‘펜스랜딩 워터프론트’ 프로젝트는 최근에 집중하고 있는 작업 중 하나다. 개발에 앞서 그 첫 단계로 강변고가도로 1km를 뜯어내고 그곳에 새로 산책로와 공유도로(Shared Space)가 들어선다. ‘공유도로’는 차, 자전거, 사람이 함께하는 도로로 차량과 보행자가 공존을 도모하기 위해 디자인된 도로를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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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대해서 김씨는 “공공도로처럼 보행자와 차량과의 구분이 모호해진 도로 안에서는 자연스럽게 통행 우선권은 도로 내 횡단이 자유로워진 보행자에게 주어진다. 얽혀진 사람과 차량 속에서 도로는 더이상 자동차의 이동수단이 아닌 공공에 기여하는 공간으로 변한다. 이렇게 차량의 속도가 보행자의 걷는 속도만큼 다시 느려지는 도심의 체험은 길어진 체류의 시간만큼 자연스럽게 공간의 밀도를 높이고 소규모의 상업시설과 더 많은 보행자를 유입한다. 걷고 싶은 거리, 곧 지역 상권이 활성화 될수 있는 토대가 완성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뉴욕 브롱스에서 진행 중인 대형 워터프런트 프로젝트 ‘포담랜딩’은 먼저 구도심의 중심을 수변가로 다시 연결시키는 장치로 대형 보행 오버데크를 이용했다. 이와 관련하여 김 씨는 “부지 내 수변으로 접근성을 확보하고 구도심과의 보행성을 개선하는 일은 장소의 인식을 바꾸는 작업이다. 수변의 접근과 활용이 가능해져야 비로소 공간에 대한 이용자의 인식, 즉 장소가 가지는 이미지를 바꿀 수 있다. 철도로 단절된 주변 일대를 연결하는 보행데크로 보행성을 높이고 여기에 앵커문화시설 조성 등을 더해 방문객들이 보다 쉽게 이용하고 즐길 수 있는 장소로 바꾸면 그동안 저이용되었던 부지는 수변이라는 요소를 만나 더욱 매력적인 공간으로 재생되는 것이다. 가장 중요한 일은 먼저 도시가 가진 수변이라는 지역적 잠재력을 최대한 끌어 올리는 다양한 방법들을 활용하고 찾아나서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작은 변화부터, 이로 인해 얻어지는 동의와 설득, 합의에 도달하는 과정들이 장기적인 성공의 열쇠이다. 완성된 도시가 아니라 계속 변화하고 진화되는 그 과정을 디자인하는 것은 항상 흥미진진한 일이다”고 말했다.

한편, 김철호씨는 미국 콜롬비아 건축 대학원에서 석사학위를 받고 이후 뉴욕의 건축회사 퍼킨스윌을 거쳐 현재는 퍼킨스 이스트만에서 도시 건축 디자이너로 활동 중이다. ‘퍼킨스 이스트만’은 전세계에 16개 지사를 운영 중이며 뉴욕의 하이엔드 주거시설부터 도시 계획까지 다양한 포트폴리오를 보유하고 있는 세계적인 디자인 회사다.


/김동호 기자 dongho@sedaily.com

김동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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