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스안전점검원, 재가 요양보호사 같은 가구방문 노동자 4명 중 1명이 고객으로부터 신체적 폭력과 성희롱을 당하는 등 안전에 심각한 위협을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가인권위원회는 8일 ‘가구방문 노동자 인권상황 실태조사’를 발표하며 “가구방문 노동자들은 고객의 ‘집’이라는 사적인 공간에 혼자서 일해야 하는 노동 환경과 비정규직이라는 불안정한 고용형태로 지나친 감정노동, 폭행, 성희롱 등에 노출돼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고 밝혔다.
인권위가 진행한 ‘가구방문 노동자 인권상황 실태조사’는 통신설치·수리기사, 가스안전점검원, 상수도계량기검침원, 재가요양보호사, 방문간호사, 다문화가족방문교육지도사, 통합사례관리사 등 7개 업종 796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조사 결과 가구방문 노동자 796명 중 25.9%인 206명이 고객으로부터 신체적 폭력을 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56명(7.0%)은 무기를 사용한 위협까지 경험했다고 답했다. 또 176명(22.1%)는 고객에게 성희롱을 당했으며 16명(2.0%)은 성폭행을 당하기까지 했다.
업무와 상관없는 고객들의 괴롭힘도 이어졌다. 전체 응답자 중 388명(48.8%)은 괴롭힘 목적의 밤늦은 전화를 받았으며 376명(47.2%)은 밤늦은 시간에 업무 수행을 요구받았다. 142명(17.8%)은 육아·가사 수행 요구를 경험하기도 했다.
인권위는 실태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가구방문 노동자의 노동인권실태를 살피고 현행 법·제도를 분석하는 토론회를 진행한다. 토론회는 9일 오후 2시에 열린다.
인권위는 “향후 가구방문 노동자들이 안전하고 건강한 노동조건에서 일할 수 있도록 관련 법·제도 개선 방안을 모색하고 사회적 인식 개선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심기문 기자 door@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