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피플

홍성호 로커스 대표 “한국 애니메이션, ‘3D 가상현실(메타버스)’시장서 기회 찾을 것”

토종 애니 '레드슈즈' 전세계 123개국서 상영

게임사등 애니와 손잡고 IP확보

메타버스는 애니산업 성장동력

아카데미 최종 후보 못 올랐지만

한국 애니도 완성도·흥행 입증

할리우드 작품 수준 못지 않아

오스카 도전 멈추지 않을 것

홍성호 로커스 대표. /사진 제공=로커스홍성호 로커스 대표. /사진 제공=로커스





“3차원(3D) 가상 세계인 ‘메타버스’ 시장이 커질수록 애니메이션 산업이 주목받을 것입니다. 가상공간에서 움직이는 캐릭터와 스토리를 만드는 애니메이션 기업이 곧 메타버스 기업이 되기 때문이지요.”

토종 장편 애니메이션 영화 ‘레드슈즈’를 제작한 로커스의 홍성호(55·사진) 대표가 11일 서울경제와의 인터뷰에서 “게임 업체나 플랫폼 기업들이 속속 메타버스 시장에 뛰어들면서 3D 애니메이션 지적재산권(IP)이 더욱 중요해질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메타버스는 이용자가 자신의 아바타를 만들어 현실 세계처럼 게임하고 소통도 하는 가상현실 공간이다. 미국 게임 플랫폼 로블록스에서 사용자가 자신의 캐릭터로 가상 세계에서 게임을 즐기는 것이 대표적이다. 홍 대표는 “게임 회사도 캐릭터를 만들 수 있지만 캐릭터와 스토리 제작 노하우에서 앞선 애니메이션 기업과 손잡으려고 한다”며 “국내 애니메이션 업체에도 새로운 영역의 시장과 기회가 열릴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대형 게임사 넷마블은 지난해 애니메이션 업체 키링을 인수했다. 로커스도 자회사 싸이더스스튜디오엑스와 함께 가상 인플루언서 캐릭터 ‘로지’를 내놓았다.

그는 “국내 투자자들도 이제 애니메이션을 단순히 어린이용 콘텐츠로 보는 시각에서 벗어나고 있다”며 “미래 기술과 콘텐츠 융합 측면에서 투자자와 정부의 관심이 더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특히 해외 시장에 진출하는 애니메이션에 대한 투자는 절대적이라고 강조했다. 지난 2019년 국내에 개봉돼 82만 명의 관객을 모은 레드슈즈의 미국 진출 과정에서 홍 대표는 이 점을 재차 절감했다. 할리우드 수준의 완성도로 주목받은 레드슈즈가 오는 25일 열리는 아카데미상 장편 애니메이션 1차 후보에 올랐지만 최종 후보 명단으로의 진입은 불발됐기 때문이다. 레드슈즈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미국 시장에서 영화관 개봉 대신 지난해 9월부터 애플TV 등을 통해 상영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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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미국 상영 후 애플TV의 ‘가족 애니메이션’ 부문에서 약 3주 동안 1~2위를 기록하는 등 반응이 긍정적이었지만 인지도에서 픽사 등 메이저들의 영화를 따라잡기 쉽지 않았다”고 말했다.

미국 애플TV의 ‘키즈&패밀리’ 카테고리 1위에 오른 레드슈즈. /사진 제공=로커스미국 애플TV의 ‘키즈&패밀리’ 카테고리 1위에 오른 레드슈즈. /사진 제공=로커스


아카데미 장편 애니메이션 부문에서 한국 작품이 1차 후보에 든 것은 홍 대표가 시각효과를 맡았던 ‘원더풀데이즈(2003)’, 연상호 감독의 ‘사이비(2013)’이후 이번이 세번째인데, 최종후보 진입은 아직 전무하다. 홍 대표는 “올해도 마케팅이 뛰어난 할리우드 작품들이 대거 아카데미 최종 후보에 들었다는 점을 우리 애니메이션 업계가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이라고 말했다.

레드슈즈 개봉 국가는 전 세계 123개국에 이른다. 올 들어서도 남미에서 속속 개봉되고 있고 지난해 스페인에서 박스오피스 2주 연속 1위 등 K애니메이션의 가능성을 입증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홍 대표는 “할리우드는 매년 4~5편의 애니메이션으로 전 세계에서 5조 원 안팎의 흥행 수익을 거둬들인다”며 “우리도 애니메이션 전문 펀드 규모를 늘리고 제작 인력 확충에 나선다면 불가능한 일은 아닐 것”이라고 강조했다.

홍 대표는 차기작으로 레드슈즈와 같은 가족 대상 장편영화와 10~20대를 겨냥한 ‘퇴마록’ 주제의 애니메이션을 준비하고 있다. 그는 “앞으로도 세계 시장에서 통하는 작품을 만들고 싶다”면서 “물론 아카데미 도전도 계속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현욱 기자 hwpark@sedaily.com


박현욱 기자 hwpar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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